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바이(buy) 코리아’ 행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주 초반 2020선을 넘었던 코스피지수는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간신히 2000선을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 주(7월 18~22일) 코스피지수는 2017.16에서 2010.34로 6.82포인트(0.34%) 하락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도 강한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외국인 매수세가 약해졌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만 호재가 되기보다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 외국인 ‘바이 코리아’ 12일 연속 이어졌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3조원에 달한다. 외국인 순매수 덕에 1950선 전후에서 움직이던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13일 2000선을 넘은 이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주 후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400억~700억원대로 매수 규모가 둔화된 데다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도가 이어지며 코스피지수는 뒷걸음질 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 공급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외국인들이 신흥국 증시 투자를 늘렸다”며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정책 발표를 미루면서 투자 심리가 약해져 이번 주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 시즌도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종목별로 주가가 차별화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주에는 현대차(005380), 기아차, LG전자(066570), SK하이닉스(000660), 네이버, SK텔레콤(017670)등 대형주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 당분간 ‘눈치보기 장세’ 이어질 듯

이번 주 주목해야 할 대외 이벤트는 오는 26~27일(현지시각) 열리는 미국의 FOMC 회의와 28~29일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다.

브렉시트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임동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는 하반기 빠른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문구는 등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이외 국가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도 신중하게 전개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1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헬리콥터 머니(정부에 대한 중앙은행의 직접적 자금 지원)’ 가능성을 부인하면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

윤영교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 회복세가 달러화 가치 절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며 “일본의 통화정책 기대감 약화 역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