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 거기서도 호화 고급주택이라면 가격이 얼마나 될까?

최근 홍콩 부동산 가격이 곤두박질친다고 하지만, 그래도 홍콩에서 이름 난 고급주택을 사려면 3.3㎡(1평)당 12억원정도는 줘야 할 것 같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의 고급 주거지역인 빅토리아 피크의 초호화 저택(면적 856㎡)이 21억홍콩달러(약 3200억원)에 거래됐다. 3.3㎡당 12억3400만원이다. 3.3㎡당 시세가 무려 서울 강남의 어지간한 30평대 아파트 한 채 가격과 맞먹을 정도로 높다.

블룸버그 통신도 지난 20일 홍콩의 고급 주거지인 니콜슨 피크 지역에 있는 초호화 빌라가 6억3000만홍콩달러(약 930억원), 3.3㎡당 약 277만2000홍콩달러(약 4억920만원)에 거래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올해 1월 79억원(3.3㎡당 8150만원)에 거래된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전용 244.78㎡)보다 12배나 높은 값이다. 3.3㎡당 매매가로 비교하면 이 빌라가 한남더힐보다 5배 비싼 셈이다.

니콜슨 피크 지역의 초호화 빌라.

5개의 침실이 있는 해당 빌라는 748㎡ 면적에 지어졌고, 549㎡ 넓이의 정원과 개인 수영장, 차량 2대를 세울 수 있는 지하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홍콩의 초호화 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홍콩의 주택 가격이 약 15%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고, 영국계 부동산회사 세빌스는 지난 4월 홍콩의 초호화 주택 가격이 앞으로 3∼6달간 10%정도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홍콩 부동산 업계는 지난해 9월에 정점을 찍었던 일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이달까지 12% 가량 하락했는데, 이 하락세가 초호화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거래를 중개한 홍콩의 윌락(Wheelock) 부동산 개발·투자사는 올해 총 3건의 초호화 주택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거래 때마다 가격이 매번 하락했다.

20일에 거래된 주택은 총액 6억3000만홍콩달러(약 930억원)로 3.3㎡(1평)당 약 277만2000홍콩달러(약 4억920만원) 수준이지만, 지난 4월 거래액은 총액 7억4000만홍콩달러(약 1090억원)로, 3.3㎡당 약 287만1000 홍콩달러(약 4억2240만원)에 달했다.

또, 지난 2월에 거래된 주택은 총액 8억3000만 홍콩달러(약 1223억원), 3.3㎡당 약 311만8500 홍콩달러(약 4억6200만원)로, 기준 면적당 매매가 모두 지금보다 더 비쌌다. 하지만 당시에도 홍콩 부동산 전문가들은 예상(3.3㎡당 426만1000 홍콩달러)보다 주택 가격이 낮고 앞으로 더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첼로 챈(Cello Chan) 윌락 프로젝트 마케팅팀 매니저는 “초호화 주택은 수영장이나 정원의 크기, 위치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 가격 비교는 어렵다”고 했지만, 업계는 이런 집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지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주택 가격을 할인하거나 주택 가격의 120%까지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해 주택 판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