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공 400㎞에 떠 있는 국제 우주 정거장(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에 승객을 실어 나르고 택배를 전달하는 '우주 택시'가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의 민간 우주 개발 업체 스페이스X는 18일 오전 12시 45분(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무인 화물선 '드래건'을 탑재한 '팰컨9'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스페이스X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 개발 회사다. 드래건은 20일 ISS와 도킹해 우주 택시 승강장을 건설할 부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승강장 부품을 실은 화물선을 ISS에 보내려고 했지만, 팰컨9이 발사 직후 폭발하면서 실패했다.

미국 민간 우주 개발 업체 스페이스X의 우주 택시‘드래건V2’가 국제 우주 정거장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상상도.

현재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인 한 명당 7000만달러(798억원)를 지불하고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한다. 미국은 2011년 우주 왕복선이 퇴역하면서 현재 유인 우주선이 없다. 유인 우주선 비용을 낮추기 위한 시도가 스페이스X의 우주 택시다. 특히 무인 화물선인 드래건을 업그레이드한 드래건 V2는 대부분 관련 기술이 개발됐으며, 7명의 우주인을 한번에 실어 나른다. 또 기존 우주선들이 낙하산을 이용해 지구로 돌아오는 것과 달리, 역추진 로켓을 이용해 마치 헬리콥터처럼 사뿐히 내려앉는다. 우주인들이 비상시 탈출할 수 있는 장치도 넣었다.

스페이스닷컴, 가디언 등 외신들은 "ISS에 들어설 우주 택시 승강장은 민간 우주 개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민간 우주 개발 시장은 머스크를 비롯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블루 오리진', 버진그룹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아직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지만 우주 택시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 NASA는 우주 택시가 상용화되면 우주인 한 명당 5000만달러 이상을 탑승료로 지불할 계획이다.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는 것이다.

스페이스X 측은 "내년 연말이면 우주 택시 시험 발사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NASA 우주인들을 실어 나르는 것 이외에 민간 우주 관광 상품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