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기업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다. 돈을 빌려준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그만큼 부실 위험이 높아지므로, 은행 입장에선 대손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민간은행들과 달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대우조선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하지 않았다. 가장 마지막으로 하향 조정한 것은 지난해 말이었다. 국책은행마저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을 낮추면 해외 수주나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5조원대 손실이 지난해 공개되고,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는 1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정황이 드러나면서 여신등급을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입은행이 대우조선의 기업 신용등급을 내리기 위한 조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신용등급 조정이 끝나면 대우조선에 대한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현재 수은은 거래 기업들에 대해 16단계의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 중 하위 4단계는 부실기업이고 상위 12단계가 정상 기업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은 정상기업 중 9등급에 해당하는데 신용등급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10등급이나 11등급으로 내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대우조선의 경우 11등급까지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1등급은 정상기업으로 분류된 기업들 중 가장 나쁜 신용등급인 12등급 바로 윗 단계로, 통상 부실 직전 기업이다.

국책은행인 수은이 대우조선에 대한 신용등급을 낮추는 것은 단기간에 대우조선 부실화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 때문이란 분석이다.

은행권의 대우조선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23조원 가량이다. 이 중 수은의 대우조선에 대한 대출잔액은 2조3000억원, 확정된 선수금환급보증(RG)규모는 7조3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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