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보급형 스마트폰 신제품 ‘스카이 아임백(IM-100)’이 출시된 30일 오전. 서울 홍익대와 연세대 일대에 있는 휴대폰 유통점들을 방문했다. 유통점을 찾은 사람들을 만나 팬택이 1년7개월 만에 내놓은 복귀작에 대한 평가를 들어봤다. 새벽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신촌과 홍대 일대는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만난 대부분 사람은 “대부분의 스마트폰 기능이 상향 평준화를 이룬 상태라 제품 가격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서 “스카이 아임백은 전용 액세서리 ‘스톤’을 함께 주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말했다. 스톤은 블루투스 스피커, 무선충전기, 무드 램프 등 여러가지 기능을 갖춘 팬택의 비밀병기로 평가받는다. 휴대폰 유통점의 한 직원은 “지난 22일 스카이 아임백이 공개된 뒤 제품 문의를 하고 간 고객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30일 KT 홍대 근처 직영점 직원들이 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상대로 상담하고 있다.

◆ 매장 찾았지만 헛걸음…“제품 구경도 못해”

이날 오전 10시쯤 연세대 인근에 있는 SK텔레콤 매장을 찾았다. 점포 전면 유리벽에 스카이 아임백 출시를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그러나 매장 내에 준비된 제품은 없었다. 몇몇 방문객이 스카이 아임백을 곧바로 개통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준비된 물량이 없다는 대답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주변의 KT 매장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매장 판매원에게 스카이 아임백을 구매할 수 있는지 묻자 그는 “제품이 없어 당장 개통이 어려우니 예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쯤 홍익대 주변에 있는 SK텔레콤 매장을 방문했다. 이곳 역시 스카이 아임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매장에 전시된 모형물을 보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매장 관계자는 “오늘 예약을 하고 가면 내일쯤 개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초도 물량이 적어 중심 상권 위주로 제품이 공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약 2시간 정도 매장을 돌아다닌 끝에 홍익대 인근의 한 KT 매장에서 스카이 아임백을 볼 수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하루 전에 스카이 아임백 10대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대학원생 송봉규(31)씨는 “팬택이 오랜만에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해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면서 “학생 신분이라 프리미엄폰을 사기 어려웠는데 스톤과 스마트폰을 모두 받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KT 홍익대 직영점에서 판매 중인 스카이 아임백

SK텔레콤 관계자는 “팬택의 유통 인프라가 삼성전자와 LG전자처럼 출시 하루 전에 모든 제품을 배송할 수 있을 만큼 잘 갖춰진 것이 아니다”라며 “오늘 중 대부분의 유통점에 제품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도 “매장별로 제품이 먼저 들어간 곳과 늦게 들어간 곳의 시간적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팬택은 제품 출시일인 30일까지 SK텔레콤에 2만대, KT에 1만대를 각각 공급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명동, 강남 등 중심 상권 지역을 중심으로 물량이 먼저 배정됐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약판매 실시 이틀 만에 4000대가량 팔린 걸 보면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통신 업계에서 중저가폰의 하루 판매량이 2000대 이상이면 무난한 것으로 판단한다.

SK텔레콤과 KT의 요금제별 ‘스카이 아임백’ 공시지원금 비교

◆ 소비자들, 통신사별 지원금 어디가 더 많이 주는지 관심

스카이 아임백 구매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지원금을 꼼꼼히 비교하는 모습이었다. SK텔레콤 매장과 KT 매장을 모두 방문해 지원금을 상담받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통신사별로 스카이 아임백은 최고가 요금제를 선택하면 실구매가가 동일했다. SK텔레콤은 최고가 요금제인 10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최대 33만원의 공시지원금과 15%의 추가지원금(4만9500원)을 지급한다. 출고가 44만 9900원인 스카이 아임백을 7만4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KT에서도 마찬가지로 10만원대 요금제에 가입하면 동일한 금액인 7만400원에 살 수 있다.

6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KT가 SK텔레콤보다 유리하다. SK텔레콤의 공시지원금이 28만원인 데 비해, KT는 30만원으로 2만원 더 높다. 실구매가는 SK텔레콤이 12만5600원, KT가 10만4900원이다. 최저가인 3만원대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에는 SK텔레콤이 KT보다 유리하다. SK텔레콤의 공시지원금이 25만원인데 비해, KT는 20만원으로 5만원 더 높다. 실구매가는 SK텔레콤이 16만2400원, KT가 21만9900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금 차이가 고객을 끄는 요인으로는 크게 작용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이날 홍익대 인근 SK텔레콤과 KT 매장을 모두 방문한 대학생 박하늘(22)씨는 "현재 SK텔레콤의 밴드데이터59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KT로 갈아타면 지원금을 2만원 더 받을 수 있지만 유심비를 따로 물어야 한다"며 "지원금 2만원 차이 때문에 굳이 통신사를 옮길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카이 아임백을 구입하면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보조배터리와 투명 케이스

◆ 정품케이스 만들지 않은 팬택… 소비자들 뭔가 아쉬워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같은 값이라면 믿을 수 있는 브랜드인 삼성이나 LG제품을 사겠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포함된 가격인 걸 생각하면 사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대학생 김규원(26)씨는 “갤럭시A5와 LG 클래스 실구매 가격이 스카이 아임백과 비슷해 고민이 된다”며 “직접 폰을 보고 결정하려 했는데 물건을 볼 수 없어 구매를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삼성 제품은 지문인식 기능이 있는데 스카이는 그 기능이 없어 아쉽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최미진(28)씨는 “가격이 확 싸지도 않고 기능이 매우 뛰어나지도 않은, 한마디로 어중간한 느낌이 들지만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포함된 가격인 걸 생각해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고객들은 스카이 아임백에 착용할 케이스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팬택은 투명 젤리케이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케이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시했다. 대학생 윤상인(26)씨는 “전에 쓰던 휴대폰에도 가죽 케이스를 끼워 사용했다”며 클래식 화이트 색상의 아임백을 가죽 케이스와 함께 구입하려 했는데 젤리 케이스만 있어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사람들 중에는 “스카이 아임백에는 현재 출시된 케이스가 젤리 케이스 1종 밖에 없어 케이스 종류가 많은 삼성이나 LG 제품을 살지 고민이 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카이 아임백 측면에 튀어나온 휠 키는 물리적인 충격을 받았을 때 쉽게 분리되거나 고장날 수 있기 때문에 팬택이 케이스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30일 출시된 스카이 아임백(클래식 화이트 색상)이 무선 충전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톤 위에 놓여 있다.

팬택은 2014년 케이스 디자인 공모전을 열어 전작인 ‘베가 아이언2 시크릿 다이어리’ 전용 메탈 케이스를 출시했다. 또 베가 아이언2의 시크릿 기능에 맞춘 지문인식 센서를 장착한 시크릿 케이스도 선보이는 등 단말기에 어울리는 디자인의 케이스 제작에 공을 들인 바 있다.

스카이 아임백의 색상은 클래식 화이트와 플래티넘 블랙 두가지로 구성됐다. 팬택은 깔끔한 디자인을 부각하기 위해 제품에 스카이나 이동통신사 로고를 새기지 않았다. 제품 두께는 약 7mm, 무게는 130g이다. 2GB 램(RAM)과 퀄컴 스냅드래곤 430 응용프로세서(AP)가 탑재됐다. 배터리 용량은 3000mAh다. 모바일 운영체제(OS)로는 안드로이드 마시멜로 6.0.1이 쓰였고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다. 단말기 후면에 장착된 휠 키로 특색을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