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요청에 따라 철거가 잠정 중단된 종로구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와 관련해 서울시가 7월 중 대책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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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무악2구역에 속한 구본장여관에 대한 명도 집행이 실시된 가운데 농성 중이던 학생과 시민운동가들이 끌려 나오고 있다.

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6월 초 무악2구역 재개발 조합과 재개발 반대 주민 및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옥바라지골목 보존 대책위원회’의 의견을 직접 청취했고, 서울시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는 자문회의를 지난달 16일 개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합과 대책위가 각각 요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문회의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고, 이를 정리해 7월 중 대책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는 무악2구역 사업을 재개하도록 하는 한편, 기부채납으로 받는 사업지에 옥바라지 골목을 기억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특히 재개발 반대 움직임의 거점인 구본장여관은 1970년대에 지어져 보존가치가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헐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무악2구역 위치도.

자문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무악2구역 사업성을 해치지 않고도 옥바라지 골목이 형성된 과거 시대의 유산을 보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해관계자 간 타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과 대책위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대책안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개발을 요구하는 조합과 골목 보전이 필요하다는 대책위 간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측이 최대한 타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악2구역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일대에 아파트 195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서대문형무소 맞은편에 있다. 작년 6월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오는 7월까지 이주·철거를 마칠 계획이었지만 박 시장의 요청에 따라 지난 5월 17일부터 철거가 잠정 중단됐다. 현재 철거는 90% 정도 진행됐다.

대책위는 무악2구역 일대가 일제 강점기와 군사정권 시절 서대문형무소 수감자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를 했던 역사적 공간이라며 골목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조합 측은 무악2구역에 들어선 건물들이 대부분 1970년대 지어져 보존 가치가 적다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