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온라인 게임 사업 축소와 웹보드 게임 규제 여파로 지난 1년간 영업 적자를 기록한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가 올해 1분기(1~3월)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올초만 해도 증시 전문가들은 NHN엔터가 올해도 약 25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지만, NHN엔터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흑자까지 연속 흑자낼 것이 점쳐지면서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NHN엔터는 분할 이후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을 겨낭해 게임을 개발하는 ‘글로벌 원빌드(모든 국가에서 게임 버전이 동일)’ 전략으로 모바일 게임의 해외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또 게임 산업의 변동성을 대비하기 위해 벅스, 티켓링크 등 IT(정보기술)기업들을 인수하며 사업 다각화에도 나섰다. NHN엔터는 2013년 8월 NHN(현 네이버)의 게임 사업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 온라인 게임 매출 급감했지만 모바일 게임이 실적 성장 견인

15일 NHN엔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1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순이익 역시 245억600만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036억1800만원으로 47.4% 증가했다.

NHN엔터가 5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은 모바일 게임이 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린데 힘입은 것이다. 지난해 1분기 499억원에 그쳤던 모바일 게임 매출은 올해 1분기 727억원으로 46%가량 늘었다. NHN엔터의 게임 매출 중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이 회사의 모바일 게임 매출은 연평균 28.4% 성장하며 줄곧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3년 1301억원에서 2015년 2146억원으로 증가했다. NHN엔터는 올해도 모바일 게임 신작을 출시학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매출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디즈니 캐릭터를 활용한 NHN엔터의 모바일 게임 ‘라인디즈니 쯔무쯔무’는 출시 2년이 지났지만 일본의 3대 게임에 들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경일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NHN엔터는 ‘라인디즈니 쯔무쯔무’ 등 기존 흥행작들의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작 모멘텀이 본격화되면서 향후에도 외형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해 1분기 신작 역할수행게임(RPG) ‘히어로즈원티드’의 글로벌 출시를 포함해 올해 총 10종 이상의 모바일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HN엔터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온라인 게임 부문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온라인 게임 부문 매출은 2013년 4898억원에서 2015년 201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기존에 퍼블리싱(배급)해오던 인기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와 ‘데빌리언’ 등의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고, 웹보드 게임 규제 시행으로 인한 ‘한게임’ 매출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향후 NHN엔터의 웹보드 게임의 트래픽과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3월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웹보드 게임의 1회 베팅 한도가 3만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 조정됐고 월 결제 한도도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었다.

◆ 게임 산업 변동성 대비 위해 사업 다각화…페이코, 코미코 성장 기대감

전자상거래, 광고, 엔터테인먼트 등 NHN엔터가 새롭게 진출한 사업 분야에서 발생하는 매출(기타 매출)은 올해 1분기 8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9%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에이컴메이트와 1300K 등 온라인 쇼핑몰 매출과 커머스 부문에서 386억원 ▲ 피앤피시큐어 등에서 193억원 ▲벅스, 티켓링크, 코미코 등에서 175억원 ▲페이코와 광고 사업을 포함한 기타 부문은 68억원이었다.

NHN엔터는 웹보드 게임 규제로 온라인 게임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서도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와 웹툰 서비스 ‘코미코(Comico)’ 등 비(非)게임 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또 음원 전문 업체 ‘벅스(지분율 40.7%)’를 1060억원에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고, 인터넷 예매 전문 업체 ‘티켓링크’, 온오프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1300K’, 데이터베이스(DB)보안 전문회사 ‘피앤피시큐어(100%) 지분을 100%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또 취업포털 ‘인크루트’ 지분도 절반도 사들였다.

고객이 커피 전문점 이디야에서 ‘페이코’를 통해 결제하고 있는 모습

NHN엔터는 올해 페이코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겸용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페이코는 지난해 8월 1일 정식 출시했다. 페이코의 전체 가입자수(올해 5월 기준)는 500만명, 실제 결제 이용자수는 360만명에 달한다.

페이코는 휴대폰 단말기(제조사)나 온라인 메신저 등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고 페이코 ID만 있으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올해 초에는 간편결제 서비스 최초로 자사 게임 브랜드 한게임을 비롯해 ‘라이엇게임즈’와 ‘네오위즈게임즈’ 등 게임사를 가맹점으로 확보해 게임머니 결제 등을 페이코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페이코는 올해 3월 전국 1800개 매장을 가진 커피 전문점 ‘이디야’에 근거리 무선통신(NFC) 방식의 자체 결제 단말기 ‘동글’을 배포하고 오프라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또 이디야에 이어 카페 베이커리 ‘아티제’, 수입과자 프랜차이즈 ‘레드버켓’, 도시락 프랜차이즈 ‘오봉도시락’ 등 카페, 외식 유명 프렌차이즈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현재 동글을 갖추고 있는 매장은 2000개에 달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NHN엔터는 모바일 게임과 간편 결제를 양대 축으로 한 성장 전략이 핵심”이라며 “페이코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티켓링크, 벅스 등 관련 기업도 인수했다”고 말했다.

코미코는 일본 법인 ‘NHN코미코(전 NHN PlayArt)’에서 개발해 2013년 10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웹툰 서비스다. 코미코는 서비스 개시 이후 일본 웹툰 및 모바일 만화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또 한국, 대만, 태국에 이어 올해 4월에는 중국까지 진출하며 아시아 주요 5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미코는 올해 초 글로벌 다운로드 수가 1700만건을 넘어서며 순항하고 있다.

NHN엔터 관계자는 “페이코와 엔터테인먼트, 쇼핑, 기술, 광고 등 신사업 부문에서 각 사업 간 유기적인 협력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코미코의 유료화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가에서는 NHN엔터가 올해 25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194억원 흑자로 전망치가 크게 높아졌다”며 “페이코 마케팅 지출이 줄어들면서 적자 리스크가 해소됐고 신작 출시와 웹보드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성장이 올해 매출 증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