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작업 환경에 대한 종합 진단을 실시하고, 환경 개선안을 내놓을 '옴부즈만 위원회'가 8일 공식 출범했다. 삼성전자와 백혈병 사망 근로자 가족, 시민단체가 지난 1월 '반도체 직업병 재발 예방 대책'과 이를 실천할 위원회 구성에 최종 합의한 지 5개월 만이다.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 이철수〈사진〉 서울대 교수(법학)는 이날 임현술 동국대 의대 교수와 김현욱 가톨릭대 의대 교수를 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했다. 또 2개의 분과위원회와 5개의 소위원회를 두는 위원회 구성안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월 12일 삼성전자와 백혈병 가족대책위원회, 시민단체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 간의 합의로 옴부즈만 위원장에 추대됐으며 이후 위원회 구성을 준비해 왔다. 이 위원장은 "학계와 학술단체 등 광범위한 분야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산업 현장 안전과 보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했다"면서 "객관성과 전문성,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과학적인 진단과 객관적인 평가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임현술 위원은 예방의학과 직업환경의학 분야 전문가로, 작업장에 대한 종합 진단을 할 제1분과를 맡는다. 김현욱 위원은 산업보건 및 예방의학 분야의 전문가로, 제2분과를 맡아 사업장에서 쓰이는 화학물질에 대해 조사·연구하고 개선안을 검토한다.

위원회는 2018년까지 3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작업 환경에 대한 종합 진단을 벌이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마련한 뒤 추후 이행 상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각 분과위원회에서 활동할 10명의 분과위원도 따로 정했다.

이로써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근로자들의 '반도체 직업병 문제'는 일단락지어질 전망이다. 이 문제는 지난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여직원 황유미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을 계기로 불거졌으며, 이후 전·현직 직원들의 소송과 보상 요구가 잇따랐다. 삼성전자는 총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 100여명의 피해자에게 보상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