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7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 거래소에 동시 상장할 전망이다. 라인은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회사로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간) 라인이 일본과 미국에서 7월 중후반쯤 동시 상장할 계획이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억~20억 달러(1조1860억원~2조372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가총액 규모는 50~60억 달러(5조9300억원~7조1160억원)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라인은 올해 IPO를 실시하는 기업 중에서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올해 가장 큰 테크 기업 상장 사례는 4월 상장된 호주 로지스틱스 소프트웨어 회사인 ‘와이즈테크 글로벌’로 1억3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라인은 IPO를 통해 미국 투자자들로부터 신규 자금의 절반은 조달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라인은 이달 말 개최하는 로드쇼(기관 투자자 설명회)를 통해 투자가들을 공략한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

◆ 라인 기업가치 낮아진 이유는

라인은 지난 2014년 7월 일본 증시 상장을 계획했지만 모회사인 네이버가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연기된 바 있다. 당시 라인의 기업가치는 92억 달러(약 10조원)였다.

블룸버그는 라인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데에는 ▲최근 라인 사용자 수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점 ▲IT 업계 자체에 투자 열풍이 식고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회계법인 어니스트앤영에 따르면 글로벌 IT 기업들이 올해 1분기 조달한 금액은 총 9억 달러로 2015년 1분기(28억 달러)와 2014년 1분기(65억 달러) 대비 크게 줄었다. 최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 투자기관들이 신생 IT 기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 잡고 있다.

라인의 지난해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억1500만명이다. 라인은 사용자 한 명으로부터 평균 5달러 10센트를 벌어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7달러 27센트를 기록한 트위터, 11달러 27센트를 기록한 페이스북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트위터의 경우 2013년 상장 당시 수익성이 좋지 않았는데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2012년 상장 당시 수익성이 좋았고 같은해 4분기에 두 번째로 큰 순이익을 거뒀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IPO 이후 세 배로 뛴 반면 트위터는 40% 이상 하락했다.

라인의 시가총액이 50~60억 달러를 기록한다고 봤을 때 매출액(지난해 기준) 대비 주가 수준인 주가매출비율(PSR)은 4.5배에서 5.4배로 산정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는 페이스북 PSR 11.4배, 텐센트 PSR 8.7배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트위터 PSR 3.6배보다는 높다.

◆ 라인, 북미 시장서 페이스북·트위터와 경쟁 나선다

라인은 올해 1월 네이티브 광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이자 일본 스타트업인 M.T. Burn을 인수하며 광고 매출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라인의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은 35%를 차지했다. 스마트폰 게임 등 콘텐츠 매출이 35%, 디지털 스티커를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관련 상품 매출이 22%를 기록했다. 트위터는 전체 매출 대비 89%, 페이스북의 경우 97%가 광고다.

라인은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된 자금을 마케팅 비용에 사용하고 사업을 확장하거나 잠재적으로 경쟁 메세지 앱을 인수하는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이달말 열리는 로드쇼에서 서비스의 수익성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을 설득할 예정이다. 라인의 지난해 매출은 1200억엔(약 1조3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또 수익성과는 별개로 현재 라인이 인도네시아 등 고속 성장을 보이고 있는 아시아 국가들을 공략하고 있다는 부분도 로드쇼에서 중점적으로 강조하기로 했다. 이데자와 타케시 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 지역에서 각 국가별로 다른 전략을 적용하고 유연하게 접근한 것이 회사의 성공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라인이 뉴욕 거래소에 신주 절반을 상장하는 것이 향후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회사의 목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라인은 페이스북과 스냅챗과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스북은 커뮤니케이션과 소셜 미디어를 넘어서는 플랫폼으로 확대해나가기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서 사용자들이 메신저 앱에서 챗봇을 통해 우버 택시를 부르고 피자를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라인도 올해 4월 머신 러닝과 빅 데이터에 중점을 두는 연구 부서를 신설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콘텐츠와 광고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라인은 북미 시장에서 승차 공유, 음식 주문, 식당 예약, 간편 결제 등 일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