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토교통성이 자동차 배기가스와 연비 성능을 측정하는 방법을 2018년부터 유엔 국제기준에 맞출 예정이라고 30일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자동차 성능 검사를 기업에 맡기는 방식이 미쓰비시자동차와 스즈키의 연비·배기가스 조작 사건으로 이어졌다고 일본 정부가 판단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차 판매점에 걸린 간판 모습.

미쓰비시차는 4월 경차 4종의 연비 성능을 좋게 보이려고 수치를 조작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을 일으켰다.

아이카와 데쓰로 미쓰비시자동차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연비가 실제보다 더 좋게 보이도록 국토교통성에 제출한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며 "타이어와 공기 저항 수치를 의도적으로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파악됐다"고 조작을 시인했다. 마스코 오사무 미쓰비시차 CEO 겸 회장은 같은 달 사의를 표명했다.

국토교통성은 올해 자동차 성능 검사와 관련한 법령을 정비하고 2018년에는 국제기준으로 통일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현행의 성능시험 수치와 함께 국제기준에 의한 성능시험 수치를 차량 안내서에 함께 기록하도록 할 예정이다.

스즈키 오사무 회장과 스즈키 도시히로 사장이 18일 기자회견에서 연비 테스트 잘못을 사과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에 도입한 'JC08모드'식 성능시험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JC08모드' 시험은 엔진을 예열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출발시켜 시험한다. 엔진을 가열하지 않고 시험을 시작하는 방식보다 연비 성능이 좋게 나올 가능성이 큰 시험 방식이다.

마이니치는 "국제기준은 엔진이 식은 상태에서 출발시켜 실제 주행 상황과 비슷하게 시험한다"며 "일본의 현행 시험방식보다는 성능이 안좋게 나오지만 실제 연비와 가깝게 나온다"고 밝혔다.

일본을 비롯해 인도 등 신흥국도 유엔 기준의 자동차 검사 방식 채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검사에 국제기준을 적용하면 미쓰비시차 연비조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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