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제조업 노동생산성 상승률 -2.3%로 사상최저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률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제조업 고용은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정부의 세액공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30일 산업연구원의 ‘금융위기 이후 한국 제조업의 고용-생산성 퍼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제조업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은 1.3%에 불과해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8년) 때를 제외하면 지난 198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 제조업의 전년동기대비 고용 증가율은 3.6%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10년) 및 IMF 외환위기 이후(2000년)를 제외하면 198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제조업 고용은 탈공업화에 따라 지난 1990년대 초 이후 약 20년간 감소 추세를 지속해 왔으나 2010년쯤 증가로 돌아선 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도 수출의 극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고용은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부진-고용호조의 결과, 제조업 노동생산성 상승률은 2015년에 사상 최저 수준인 -2.3%에 머물렀다.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융위기 이후의 생산성 부진은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지만, 최근 한국 제조업과 같이 고용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생산성이 감소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산업연구원

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등 고용창출에 초점을 맞춘 정책에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고용증대 조세특례는 지난 2004년에 신설돼 2010년 경부터 확대됐으며, 현재 고용증대 세액공제,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 등이 시행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는 기존의 임시투자 세액공제에 고용창출 기능을 부가한 것이다. 고용실적에 연동해 투자액의 일정 비율을 세액공제 해주는 내용이다. 지난 2010년 말 도입돼 오는 201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는 공제신고액이 빠른 증가세를 보였고, 설비투자 비중이 높은 제조업의 수혜비중이 지배적인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서 제조업 고용호조에 상당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에 따른 법인세 공제 신고액은 지난 2012년 813억원에서 2014년 8919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지난 2012년 고용창출 투자 세액공제 신고액 중 제조업이 52%로 지배적인 비중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