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쏘카(Socar) 창업자인 김지만 대표가 4년 반만에 이 회사를 떠나 ‘연속’ 창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차량을 공유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승차’를 공유하는 O2O(Online to Offline·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 지난달 ‘풀러스(Poolus)’라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세웠다.

김 대표는 ‘출퇴근시 늘 혼자 타고 다니는 자가용을 더 협력적으로 이용할 수는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풀러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회사명과 서비스명은 풀러스로 같다. 쏘카가 ‘차량’ 공유 O2O 서비스라면 풀러스는 ‘승차’ 공유 O2O 서비스다.

김 대표는 쏘카를 창업하고 차량 공유 커뮤니티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쏘카는 올해 4500여대의 공유 차량을 운영하는 전국구 서비스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여전히 쏘카 주요 주주로 남아있지만, 지분율은 아직까지 공개된 적이 없다. 쏘카와 풀러스는 “김 대표가 창업을 위해 회사를 떠난 만큼 쏘카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김 대표 지분율은 공개할 수 없는 대외비”라고 밝혔다.

풀러스 창업자 김지만 대표가 차량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인터넷 포털 다음(Daum) 재직 당시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대부분의 차량들이 주차장에 세워져 있고 이동 차량의 탑승자도 대부분 운전자 혼자라는 사실에 주목하고 자동차의 협력적 소비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를 기획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쏘카와 풀러스다.

풀러스는 온디맨드(on demand·주문형) 카풀을 기반으로 라이드셰어링(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출퇴근 시간 카풀을 원하는 사용자(라이더)가 풀러스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자신의 출발지와 목적지를 설정하면 가까운 위치에 있는 카풀 드라이버(운전자)에게 이 정보가 전송돼 카풀이 신청된다. 플러스는 ‘Carpool’과 ‘Us’를 결합한 것으로 ‘우리들의 카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풀러스 앱 이미지

카풀에 기반한 승차 공유 서비스인 풀러스는 드라이버(운전자)가 라이더(승객)를 특정 장소로 데려다 준다는 점에서 택시 운송과 유사하다. 풀러스 드라이버는 법적으로 허가 받은 유상운송사업자는 아니지만 관련 법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는 유상운송 금지의 예외 조항으로 ‘출퇴근 때 승용차를 함께 타는 경우'를 명시하고 있다. 이 경우에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 운전자가 차량 이용에 필요한 경비를 포함해 유상으로 라이더(승객)를 태울 수 있는 것이다.

풀러스는 최근 판교, 분당 지역을 중심으로 라이드셰어링 무료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식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된다. 라이더가 목적지에 도착 후 풀러스 앱을 통해 카드로 이용 요금을 결제하면, 회사 측에서 일별로 드라이버에게 현금을 지급한다.

풀러스 관계자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회사는 라이더의 카풀 이용 요금 중 일부를 수수료로 떼고 나머지 금액을 드라이버에게 지급할 예정”이라며 “수수료 비율은 미정이지만 20% 선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간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라이더가 풀러스를 통해 카풀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택시 요금보다 최고 30% 이상 저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풀러스는 라이더가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 장치도 마련했다. 풀러스 드라이버 회원들은 신원 확인 절차와 오프라인 미팅을 거쳐 활동하게 되며 드라이버와 라이더 간의 상호 평가시스템을 통해 태도에 문제가 있는 회원들은 서비스 이용에 제한을 받는다. 또 라이더의 안전을 위해 별도의 안심보험도 제공한다. 회사 관계자는 “라이더는 풀러스의 사전 검증과 교육과정을 거친 드라이버와 안전한 카풀을 이용할 수 있고, 드라이버는 출퇴근길 카풀 만으로 새로운 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카풀은 교통 혼잡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장려책이지만 그동안 매칭의 어려움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풀러스는 모바일로 쉽고 빠르게 카풀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교통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풀러스를 통해 카풀을 대중화하고 새로운 교통 문화를 창조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