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매년 17조원에 이르는 정부 예산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돼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기대만큼 많지 않다.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대학·연구소와 상용화 수준 기술을 원하는 기업의 요구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열린 특구재단 펀드 설명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은 대학·연구소와 기업 간 이런 괴리감을 줄여주고 특구 내에서 개발한 기술이 실제 산업화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대전 대덕·광주·대구·부산·전북 등 전국 5개 연구개발특구에는 35개 정부 출연연구기관, 25개 대학, 5개 전문생산기술연구소, 39개 정부·국공립기관, 3579개의 기업이 자리 잡고 있다. 김차동 특구재단 이사장은 "특구 내 기업 매출은 2005년 2조6000억원에서 2014년 39조1000억원으로 성장했고, 고용 인원도 2만4000여명에서 15만5000여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특구재단의 펀드는 투자자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800억원 규모로 운용한 '대덕이노폴리스 특허기술 사업화 투자조합 펀드'는 3년 이하 초기 기업에 40%를 투자했다. 스타트업을 장려하기 위해서였다. 27개 기업 중 9개 기업이 상장됐고, 펀드 전체의 수익률은 11.4%로 일반 펀드의 평균 수익률 7~8%보다 월등히 높았다. 정부출연 연구기관 등의 과학자들이 개발한 기술로 직접 창업하는 연구소기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3년 이내 초기 기업을 주로 지원하는 마이크로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했다. 올해 3월 현재 188억원이 출자됐다. 아이디어 발굴부터 성장지원, 상장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맞춤화된 지원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