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최근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에게 심사 진행이 예상보다 느린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습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26일 과천정부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에 대한 공정위 심사가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최 장관은 “공정위원장이 심사가 생각보다 복잡하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26일 과천정부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오찬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최 장관과 출입기자단이 미래부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기 위해 마련됐다. 기자들의 질문은 주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관한 내용에 몰렸다. 정부 인·허가의 1차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위 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종 결정권을 지닌 최 장관의 의중을 파악하려는 질문이 쏟아진 것이다. 공정위 심사 결과는 늦어도 지난 4월 중순쯤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최 장관은 “공정위가 어떤 결론을 낼지 예단할 순 없지만, 미래부는 (심사 결과가 전달되면)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관련 내용을 검토하면서 심사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사위원회에 들어갈 후보자들도 확보해뒀다”면서 “다만 심사위를 미리 구성하면 여러 가지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위 발표 전까지는) 확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심사에서 공정위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각각 미래부의 협의 기관, 사전동의 기관 역할을 한다.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정부는 기간통신사업자의 M&A 시도를 심사할 때 공정위와 협의해 최종 승인 여부를 정해야 한다. 또 미래부는 방송법에 따라 종합유료방송사업자(SO)의 합병 허가 여부를 결정하기 전 방통위의 사전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세 부처 가운데 가장 먼저 심사를 진행하는 곳은 공정위다. 공정위는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TV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의 결합이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공정 경쟁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심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각 사업자에 심사보고서를 보내 2~3주 안에 의견 진술을 받은 다음 이를 전원회의에 올려 공식 의견을 확정하게 된다.

공정위 심사가 끝나면 미래부는 방송과 법률, 경제, 소비자 등 각계 전문가 10여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와 회계, 기술(유·무선 네트워크, 융합) 등의 분야 전문가 10여명으로 이뤄진 자문단을 각각 꾸려 방송과 통신 쪽 심사를 진행하게 된다. 앞서 최 장관이 언급한 심사위가 이들 전문가로 구성된다.

최 장관은 “우리(미래부)도 공정위가 얼른 결론을 내서 통보해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간에 주어진 절차에 따라서 충실히 심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