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신경전을 촉발했던 디스플레이 패널 해상도 논란이 일단락됐다. 국제 디스플레이 해상도 측정 규격을 정하는 디스플레이계측국제위원회(ICDM)가 양측의 의견을 절충한 결정을 내렸다.

24일(현지시각) 국제 디스플레이정보학회(SID) 산하 ICDM은 정기총회에서 UHD 해상도 측정 방식으로 RGBW를 인정하면서 RGBW 패널 선명도를 경쟁사 보다 낮은 60% 수준으로 표기하도록 합의했다. LG디스플레이의 해상도 측정법인 RGBW를 계속 쓰도록 한 것은 LG측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가 경쟁사보다 낮은 수치의 선명도를 표기해야 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손이 올라간 것이다. RGB 방식의 선명도는 평균 95%로 표기된다. 기존에는 50%만 넘으면 별도의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됐다.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방식인 RGBW는 한 화소(픽셀)에 빛의 3원색인 적색(R), 녹색(G), 청색(B) 등 3개의 부분화소(서브픽셀)로 구성된 RGB 방식에 흰색(W)을 추가한 기술이다. 광원을 그대로 투과하는 백색 소자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RGB 방식 보다 밝기를 높일 수 있고,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어긋난 배열 방식을 사용하는 특성상 정확한 색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LG디스플레이의 UHD 패널 제품군인 'M+'가 이 방식으로 제조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화실 선명도는 일정 기준 이상이면 값의 차이에 의미가 없다”며 “이 값은 인증기관 평가 때 검증서류에만 표기된다”고 말했다.

RGBW 기술은 지난해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전자(005930)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가 RGBW를 두고 "백색 화소가 개별적으로 색상을 내지 않기 때문에 RGB 패널을 쓴 TV보다 화소 수가 25% 적다. 진정한 UHD 해상도로 인정할 수 없어 새로운 해상도 측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삼성과 LG간 신경전이 촉발됐다.

이에 대해 한상범 LG디스플레이(034220)부회장은 "해상도와 화소는 독립적인 것"이라며 "이러한 논란은 소비자와 시장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후에 김현석 삼성전자 VD사업부장(사장)이 "화소수가 부족하니 (시장에서) 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하며 양측의 신경전이 다시 가열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모두 이득을 보지 못하는 논쟁"이라며 "삼성전자도 중국산 패널의 저가공세에 RGBW 방식을 쓴 제품군을 내놓은 마당에 국내 업체들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