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Exchange Traded Note·상장지수채권) 시장이 문을 연 지 1년 3개월 만인 지난 2월 시가 총액 2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26일에는 상품 수 100개를 돌파했다. ETN은 증권사가 만들어 발행하는데, 원자재·금리·주가 등 다양한 기초자산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을 올리도록 설계된 금융상품이다. 초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 상품을 찾아 나서면서 ETN 시장이 급성장했다. '중위험-중수익'의 대표 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ETN은 여전히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낯선 상품이다. ELS(주가연계증권), ETF(상장지수펀드) 등과 이름이 비슷해 헷갈리는 사람도 많다. ETN의 주요 특징과 투자 전략 등을 일곱 개의 질문으로 꼼꼼하게 풀어봤다.

1 ELS·ETF·ELB 등 E로 시작하는 금융상품이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

상품의 약자를 풀어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ELS는 'Equity Linked Securities', ELB는 'Equity Linked Bond'의 영문 약자다. 우리말로 하면 ELS는 주가연계증권, ELB는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다. ELS와 ELB 모두 주식(Equity)에 연계된 무언가를 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LS는 증권이라는 이름에서 보듯 손실이 날 수 있고, ELB는 '사채'이기 때문에 만기에 원금 지급을 보장하는 회사채라고 보면 된다.

반면 ETF와 ETN은 각각 'Exchange Traded Fund'와 'Exchange Traded Note'다. 둘을 묶어 ETP(Exchange Traded Product)라고도 하는데 거래소(Exchange)에서 거래(Traded)되는 펀드와 채권이라는 뜻이다. 즉 자산운용사가 발행해 거래소에 상장한 펀드는 ETF, 증권사가 만들어 상장하면 ETN이 된다. ELS·ELB는 장외파생상품, ETF·ETN은 거래소 상장상품이라는 차이가 있다.

2 요즘은 어떤 종류의 상품이 유망한가

국내 시장에는 아직 변동성 지수 ETN이 도입되지 않았고, 원유 관련 상품도 2배수까지만 출시돼 있다. 이러한 제약 때문에 국내에서는 글로벌 ETN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원유 관련 상품보다는 주식형 상품의 비중이 높다.

최근 의료·제약 등 바이오 부문의 성과가 좋아서 관련 ETN의 인기가 많았고, 핀테크·전기차·사물인터넷 등 신성장산업 테마 ETN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레버리지 ETN은 높은 변동성을 지니고 있어서 위험하며, 큰 변동이 없는 장세가 이어지면 서서히 투자금을 잃게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해외자산이나 원자재 등을 기초지수로 하는 ETN은 국내주식형 ETN과 달리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는 점을 알아야 한다.

3 ETN 상품을 고를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요소는 무엇인가

ETN은 결국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하고자 하는 시장과 자산을 얼마나 잘 반영하는 지수인지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해당 지수가 상승해야 ETN으로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HTS(홈트레이딩시스템)에서 ETN의 구성 종목 정보를 꼭 확인하기를 권한다. 장기 보유 시에는 발행사 홈페이지 등을 찾아가 리밸런싱(종목 재편) 방식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4 ETN 투자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세금 문제가 있나

ETN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투자상품이다. 우선 주식을 매도할 때 내는 증권거래세 0.3%가 면제된다. 국내주식형 ETN은 양도소득에 대한 과세가 없다. 다만 국내주식형이 아닌 ETN은 매매에 따른 과표소득을 따져서 15.4%의 이자소득세가 부과된다. 따라서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내지 않는 투자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설해 ETN을 거래하는 것이 좋다. ISA는 계좌에 담긴 다양한 투자 상품의 손익을 합산해 200만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서만 9.9% 분리과세한다.

5 ETN을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 위험이라는 것은 개인의 선호도와 재무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 보통 '우량 개별주' 투자보다는 낮고, '우량 회사채'보다는 높은 변동성을 기록하면 '중위험'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개인의 투자 기대수익률은 경제 성장이나 기준금리보다는 느리게 움직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개별 주식보다는 부족할 수 있지만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줄 수 있는 투자는 지수에 투자하는 것이다. ETN이나 ETF 등의 지수형 상품은 그런 수요에 적합하다. 특히 금리가 낮을 때는 투자 비용이 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저비용 투자 수단인 ETN·ETF를 이용함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

6 여윳돈 5000만원 정도로 ETN을 포함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ETN 투자 비중은 투자자의 매매 스타일과 위험 선호도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국내에 상장된 ETN은 대부분 위험 자산이기 때문에 공격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간접투자를 즐기는 보수적인 투자자는 ETN을 굳이 살 필요가 없다.

초고위험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주식투자 10%, 국내 주식형 ETN·ETF 10%, 국내 주식형 펀드 10%, 해외 주식형 펀드 20%, 해외 원자재 ETN·ETF 10%, 국내 채권형 펀드 20%, 해외 채권형 펀드 10%, 유동성 10%'를 추천한다.(삼성증권 WM리서치팀)

7 ETN에 투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절차를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일반 주식을 매매하는 것과 절차는 동일하다. 다만 증권사가 발행한 만기가 있는 상품이기 때문에 ETN을 최초로 거래할 때는 투자확인서를 작성해야 한다. 정리하면 ①계좌개설: 증권사를 방문해 계좌 개설 후 입금(기존 증권계좌 사용 가능) ②시세확인: HTS 등으로 종목의 호가 및 가격 확인 ③매매: HTS·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전화 등으로 매매를 하게 된다.

※도움말 주신 분

삼성증권 임상백 ETN파트장, NH투자증권 에쿼티파생운용부 문성제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