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중국 최대 동영상 서비스 업체 '러에코(LeEco)'가 한류 콘텐츠를 중국에 직접 공급하기 위해 한국에 합작사를 설립한다. 러에코는 러스왕(LeTV)이란 이름으로 유명한 업체로 올해 1월 글로벌시장 진출 의지를 표명하며 사명을 바꿨다.

러에코 관계자가 자사의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에코는 지난 23일 유통업체 씨피에스 글로벌과 합작사 '러클라우드 코리아(LeCloud Korea)'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자본금 분담 비율을 협의 중이며 다음달 중 합작사 설립 계약서에 정식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경영자(CEO)는 러에코 측에서 맡는다.

이 합작사는 국내에서 임대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통해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 등 한류 콘텐츠를 중국으로 송출할 뿐아니라 한류 콘텐츠 제작에도 나선다. 송출된 콘텐츠는 러에코의 온라인 TV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된다. 러에코는 한국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송출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러에코가 관심을 두는 핵심 콘텐츠는 드라마와 같은 영상 콘텐츠와 게임이다. 게임의 경우 한국의 모바일 게임을 배급(퍼블리싱·publishing)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러에코는 한국의 MCN(다중채널네트워크)과 손잡고 한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할 계획도 갖고 있다. 1인 방송 BJ(Broadcasting Jockey: 콘텐츠 제작자)를 지원하고 키우는 역할을 하는 MCN 업체는 연예기획사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동영상 제작자들과 제휴를 맺고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며 동영상 광고 수익 등을 나눠 갖는다. 국내에서는 CJ E&M ‘다이아TV’와 ‘트레저헌터’ 등 100여개 MCN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러에코 관계자는 "한국은 1인 방송이 빠르게 활성화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쏟아내는 시장"이라며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콘텐츠 유통, 제작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에코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러클라우드 차이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양융창(杨永强) 부총재(사진)가 러에코의 한국 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러에코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 부총재는 "돈과 관계없이 좋은 콘텐츠 확보에 힘써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에코는 2004년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0년 8월 온라인 콘텐츠 업계 최초로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지수에 상장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러에코는 중국 방송사 중 순방문자, 월방송량, 방송시간 등 3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TV 프로그램 10만편, 영화 프로그램 5000편 등 자체 보유 콘텐츠도 방대하다. 지난해에는 16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러에코의 한국 진출은 미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다. 러에코는 지난 16일 러시아 수출센터 등과 러시아 미디어 콘텐츠를 공급받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러에코는 이를 위해 1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에코의 클라우드 플랫폼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