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POSCO) 광양제철소가 '스마트제철소'로 변신하고 있다.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 IT기업 포스코ICT는 지난해 11월부터 광양제철소에서 세계 최초로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등을 이용해 철강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후판(厚板·두꺼운 철판) 공장에 스마트시스템을 완비하고 여의도 면적 5.5배에 달하는 제철소 전역으로 이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통합관제센터에 앉아 제철소 전체를 손바닥 들여다보듯 훤히 파악하게 된다는 뜻이다. 알파고만큼 똑똑한 '알파제철소'가 탄생하는 셈이다.

산업용 IoT 구축해 스마트제철소로 변신

스마트제철소에서는 제철 원료가 공장에 들어온 단계부터 각종 철강 제품이 만들어져 운송되는 시점까지 모든 작업이 IoT를 통해 이뤄진다. 광양제철소의 연간 조강(쇳물) 생산량은 2147만t으로 세계 최대다. 포스코 관계자는 "예전엔 공장 설비 등에서 수집되는 정보의 5~6% 정도만 활용할 수 있었지만 IoT 가 전면 도입되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파악할 수 있다"면서 "기계가 고장 나기 전에 정비할 수 있고 불량품 제조도 방지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KT가 지난 4월 광양제철소에 포스코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LTE(4세대 이동통신)망을 구축했다. LTE망 구축으로 제철소 내 통신 속도는 16배 이상 빨라져 IoT, 빅데이터 분석 등이 더 원활해졌다. 포스코에 설치된 기업전용 LTE망에는 일반인이 접속할 수 없어 기업 정보 유출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제품 생산에서 직원 건강 관리까지 IoT로 해결

철광석, 석탄 등 원료가 제철소에 운반되면 몇 t이 들어왔는지 산업용 IoT 센서가 파악한다. 자동차·선박·건축 등 각 업체로부터 주문받은 일시와 생산 일시, 생산량 등이 통합관제센터에 입력돼 있어, 이 일정에 맞춰 재료를 사용하고 재료가 바닥나지 않도록 추가 주문할 시점을 계산한다.

재료를 용광로에 집어넣는 과정에서 IoT 센서는 컨베이어벨트의 진동 상태를 점검한다. 컨베이어벨트 진동이 평균치보다 크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 용광로에 재료를 집어넣는 '제선'에선 용광로 온도가 중요하다. 통합관제센터는 섭씨 1500도에 달하는 용광로 온도를 파악해 원격으로 온도를 유지한다. 온도가 일정하지 않으면 재료가 잘 녹지 않아 불량품이 나온다.

다음 단계는 '제강'이다. 탄소 함량에 따라 주철·강철·연철 등으로 나누어 제조하는 과정이다. 불순물을 제거하고 탄소 함량을 다르게 만들기 위해 통합관제센터가 정밀하게 계산해 공업용 산소를 불어 넣는다. 제강을 거친 철은 주형(틀)에 들어가 응고돼 고체로 변한다. 이 철을 두 개의 롤(roll) 사이로 통과시켜 단단하게 누르는 '압연' 과정에선 롤을 돌리는 모터의 회전수가 핵심이다. 기준치보다 10% 정도 모터 회전수가 빠르거나 느리면 불량품이 발생한다. 모터 하단에 설치된 IoT센서는 모터 회전수를 감지해 통합관제센터로 실시간 전송한다. 회전수에 이상이 생기면 작동을 중단하고 점검하거나 아예 설비를 교체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철판이나 코일 등 각 제품의 제조일시·출하일시도 모두 통합관제센터에서 통제한다. 무인 크레인이 나중에 출하할 제품은 밑에, 가장 빨리 출하할 제품은 맨 위에 쌓아 불필요하게 제품을 내리고 쌓는 과정을 반복하지 않는다. 무인 크레인은 배송지에 따라 국내 배송 제품은 트럭에, 해외 배송은 선박에 싣는다.

직원 건강 관리도 IoT로 이뤄진다. 직원들이 손목에 착용한 스마트밴드는 심박수·체온·혈중산소포화도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통합관제센터에 전송한다. 심박수가 성인 기준치인 분당 70회를 넘으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응급 조치를 한다. IoT센서는 공장 내 일산화탄소 수치·온도·습도 등도 파악해 일산화탄소 농도가 30ppm(실내공기 내 일산화탄소 허용 농도:50ppm)을 넘어서는 등 위험 요소가 감지되면 경보를 발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