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2017년 말쯤 출시될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모델3’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한다. 모델3는 전 세계 예약주문만 40만대를 넘어선 빅히트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가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테슬라에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034220)가 테슬라 모델3의 중앙 콘솔에 탑재될 15인치 터치스크린을 공급한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놓이는 이 콘솔은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정보를 검색하고 오락 기능을 함께 즐긴다는 뜻의 신조어) 기능을 한다.

테슬라 모델3 운전석 오른쪽에는 15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탑재된다.

◆ 머스크 야심작 ‘모델3’…LGD 양산력 인정받아

테슬라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모델3 출고가(3만5000달러)를 전작인 모델S(7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원화로 4000만원에 육박하지만 테슬라 입장에서 보면 보급형 모델인 셈이다.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사진)의 야심작이다. 테슬라는 모델3의 원가 절감을 위해 중앙 콘솔 디스플레이 크기를 15인치로 바꿨다. 모델S·모델X의 경우 17인치였으며 세로가 긴 세워진 모양이었다.

모델3에는 중앙 콘솔 디스플레이 이외에 계기판 등의 추가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행 정보 등 계기판은 전면 유리에 투영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방식으로 대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앙에 단 하나의 스크린만을 놓게 되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며 "운전석이 오른쪽인 일본이나 영국에 출시할 때도 스티어링휠(운전대) 위치만 바꿔 넣으면 된다"고 말했다.

테슬라가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를 기존 일본 업체에서 LG디스플레이로 바꾼 것은 LG디스플레이의 양산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판매량이 1만~2만대 수준이었던 이전 모델과는 달리 모델3는 예약주문만 40만대를 넘어선 상태다. 세계 1위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와 같이 안정적인 공급처가 필요했던 것이다.

◆ LGD, 전장 사업 '장밋빛'…LG그룹 시너지 효과 기대

LG디스플레이는 2015년 기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3위에 올라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유럽 주요 완성차업체에 이어 테슬라를 공급처에 추가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점유율 뿐아니라 수익성도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7조원을 기록한 전세계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2020년에는 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사업이 확대되면 중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20년쯤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열리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급속도로 커질 수밖에 없다. 운전자에게 전달할 정보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3.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에서 매출 7000억원 가량을 거뒀다. 2018년엔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한다.

한편 LG그룹은 (주)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인 구본준 부회장의 지휘 아래 자동차 부품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LG전자(전장)와 LG화학(배터리) 등 계열사가 각자 전문 영역을 구축한 가운데 협업 강화를 통한 '패키지'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 '볼트'의 경우 핵심 부품과 시스템 11종이 LG 계열사들의 제품으로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