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열풍으로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늘고 있다. 친환경차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대기오염물질 발생을 최소화한 자동차다. 전기차, 수소연료 전지차, 하이브리드카가 있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기관 IHS는 현재 가장 대중적인 친환경차로 하이브리드차를 꼽았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팔린 친환경차는 199만2000여대. 하이브리드카는 150만여대가 팔렸다. 순수 전기차는 32만대가 판매됐다.

IHS는 2020년 친환경차 판매량 394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기차는 101만대, 수소연료 전지차는 6500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토요타가 진행한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 강의 모습.

◆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만 구동하는 하이브리드카…도요타는 제동 에너지까지 충전에 사용

“현재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카다”

지난달 29일 한국토요타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에서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기차는 정부가 보조금을 얼마나 많이 주느냐에 따라 판매량이 달라진다”며 “부족한 인프라나 비싼 찻 값을 고려하면 전기차는 효율적인 친환경차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도요타가 자랑하는 친환경차 하이브리드카에는 어떤 기술이 적용될까? 하이브리드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에 참가해 기술 관련 내용을 들어봤다.

하이브리드란 ‘잡종’, ‘혼성물’을 말한다. 여러 개의 다른 방식을 혼합한 구성물이라는 뜻이다. 서로 다른 성질의 동력원(전기모터와 내연기관)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하이브리드카’ 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이브리드카가 출발에서 정지까지 작동하는 원리를 나타낸 그래프.

하이브리드카는 저속에서 모터의 힘으로만 달린다는 특징이 있다. 주행속도가 시속 40~50km보다 빨라지면 모터와 엔진을 동시에 사용해 시너지를 낸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고 속도를 올리기 어려운 시내 주행에서 유리하다. 도요타 프리우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하이브리드카에 적용되는 기술이다.

하이브리드 아카데미에서 강의한 고정덕 한국토요타 차장은 “하이브리드카는 엔진을 돌리면서 전기 배터리를 충전하고, 이렇게 모은 전력으로 다시 모터를 돌려 엔진 가동을 돕는다”고 말했다.

모터가 자동차를 움직이는 엔진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배터리 충전기 역할도 하는 셈이다. 정 차장은 “모터는 외부에서 직접 돌리면 물레방아처럼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가 되기도 한다”며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는 제동시 굴러가는 바퀴의 힘까지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고 했다.

하이브리드카는 대개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다. 효율성이 좋기 때문이다. 가솔린 엔진은 중속 이상에서, 모터는 저속에서 최대 토크를 구현한다. 저속으로 달릴 때 나타나는 가솔린 엔진의 약점을 모터가 보완한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과 달리 저속에서 힘을 낸다. 모터와 결합하더라도 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렉서스 ‘RX 450h’의 주행 모습.

시동 켜도 엔진소리 안 들리는 렉서스 'RX450h'…히터 작동시 연비 하락은 약점

렉서스 ‘RX 450h’를 직접 몰면서 하이브리드차량 성능을 경험했다. 시동을 걸기 위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스타트 버튼을 눌렀다. 컴퓨터를 켜는 듯 했다. 엔진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옮겼다. 자동차가 천천히 앞으로 나가는데도 엔진은 작동하지 않았다. 속도를 내자 엔진 소리가 들렸다.

대시보드 뒷편에 놓인 화면에는 자동차 바퀴, 엔진, 배터리 표시가 원형을 그리며 표시 돼 있었다. 힘의 작동 방향을 알려주는 그래픽이 나타났다. 엔진이나 배터리에서 바퀴 쪽으로 화살표가 나타나는 식이었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반대로 바퀴에서 배터리로 화살표가 표시됐다. 전기가 충전되고 있다는 뜻이었다.

고 차장은 “에어컨을 켜도 하이브리드카는 연비가 떨어지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고속도로 구간만 50km가량 달린 탓에 연비는 L당 11km정도가 나왔다. 공식 복합연비(12.8km)에 못 미쳤지만, 도심 주행을 늘리고 과속과 급제동을 피한다면 연비는 올라갈 것으로 보였다.

약점도 있다. 히터를 켜야하는 겨울에 하이브리드카는 연비가 떨어진다. 히터는 엔진을 뜨겁게 데워 나온 공기를 이용한다. 내연기관 차는 항상 엔진이 움직여 히터를 켜도 추가 연료 소모가 없지만, 하이브리드카는 히터를 켜기 위해 엔진을 돌려야 한다. 이때 연료 소모가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