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深圳)에 있는 선전 하이테크 파크는 초입부터 10~20층 높이 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도로를 따라 달리면 세계 3대 모바일 메신저·게임 업체 텐센트, 세계 1위 드론(무인기) 업체 DJI, 세계 6위 스마트폰 업체 ZTE 본사가 나온다. 1996년부터 첨단 산업단지로 조성된 이래 현재 11.7㎢(약 354만평)의 면적에 10만여명의 젊은 인재들이 몰려 있다. 이곳에서 창출하는 연간 부가가치액은 100조원 이상. 한국의 판교 테크노밸리와 비교하면 규모는 18배, 부가가치액은 2배가 넘는다.

코트라 선전무역관의 박은균 관장은 "선전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창업의 성지"라며 "미국·유럽·한국 등 전 세계의 창업자들이 여기로 몰려든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창업 지원 업체 핵스(HAX)가 실리콘밸리의 본사를 지난해 이곳으로 옮겨 왔을 정도다.

중국에는 선전의 하이테크 파크 같은 첨단 산업단지가 베이징·상하이·청두·우한 등 전국 각지에 140곳 넘게 있다. 중국 1위 서버 업체 인스퍼그룹의 왕언둥(王恩東) 부회장은 "과거엔 중국에서 만든 값싼 부품으로 한국이 최종 시스템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한국 부품으로 중국이 시스템을 만드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아시아의 첨단 기술 제품(항공기·통신장비·제약·의료기기 등) 수출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5.9%에서 2014년 43.7%로 급등했다. 반면 한국은 2000년 10.7%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