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날이 일주일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4월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좋음(0~50㎍/㎥)’이었던 날은 6일에 불과했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 우려가 커지자 대기 질을 예보하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4월 9~10일 대기질 예보가 빗나가 국민의 분통을 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대기질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조사 및 연구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미래부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제2차 한미우주협력회의에서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를 논의하고 공식적으로 연구에 착수한다.

이번 한미우주협력회의는 지난 2월말 ‘한미우주협력협정’ 문안이 타결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다. 양국은 27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한미우주협력협정 서명식’을 갖고 한국이 현재 진행 중인 달 탐사 등 우주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정부는 대기질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NASA와의 공동 조사를 5월 2일부터 6월 12일까지 6주 동안 진행한다. NASA는 공동 조사를 위해 대기 환경 관측 장비를 탑재한 항공기 ‘DA-A8’을 국내에 들여와 한반도 상공에서 대기 오염 물질을 측정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기존 관측 장비를 활용해 지상에서의 대기오염 물질을 측정한다. 국립환경과학원과 NASA는 관측 데이터를 함께 비교 분석해 한반도 대기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분석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에 진행되는 한반도 대기질 공동 연구 결과는 NASA가 2019년쯤 발사하는 환경위성인 ‘TEMPO’에 적용된다. TEMPO는 고도 3만6000km인 정지궤도에 발사되는 환경위성으로 북미 지역의 기후 및 대기 환경을 관측하는 게 주요 임무다. NASA는 한국에서의 대기 질 분석 연구 결과물로 얻는 대기오염 물질 분석 알고리즘을 TEMPO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NASA가 개발 중인 환경위성 ‘TEMPO’ 임무 모식도

국립환경과학원은 NASA와의 공동 연구로 국내 대기질 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대기질 예측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화학반응 및 대기 상층에서의 기온 변화 등 불확실성을 파악하기로 했다.

홍유덕 국립환경과학원 과장은 “전세계에서 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의 대기 오염이 가장 심각하다는 점에서 한미우주협력의 일환으로 대기질 공동 조사에 나서게 됐다”며 “환경위성을 개발하는 NASA 연구진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대기질 예보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한미우주협력회의에서는 우주 탐사와 위성개발 및 활용, 우주환경 연구 등 주요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된다. 또 한국의 달 탐사와 미국의 화성 탐사, 국제우주정거장 등 우주 탐사 계획을 공유한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그동안 양국 기관 간에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협력이 한미우주협력협정과 한미우주협력회의라는 틀 안에서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논의한 사항이 양국의 우주개발에 실제 이익을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