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간편 결제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지난해 8조원 규모로 커지면서 ‘편리한 결제수단’이 더 중요해졌다. 결제 데이터는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한 핵심 정보이기도 하다. 전자상거래 전문기업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적극적으로 간편 결제 확대 전략을 펴고 있다.

◆ 신세계 "SSG머니카드, 상품권보다 편리"롯데, 'L.pay' 적용 확대

신세계그룹은 18일 “모바일 선불 결제 수단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선불카드 ‘SSG머니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카드 형태의 상품권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선불 기프트카드와 비슷하지만, 활용범위는 훨씬 넓다. 신세계 그룹 계열사 결제 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SSG머니’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환한 SSG머니는 SSG페이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

신세계 그룹은 18일 간편 결제 시 활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 ‘SSG머니카드’를 출시했다.

신세계 상품권처럼 선물로 주고 받을 수 있을뿐 아니라 SSG머니로 전환해 온라인이나 모바일 결제 시 사용할 수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기존 상품권보다 고객 편의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이런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간편 결제 서비스로는 SSG페이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SSG머니카드는 신세계그룹 계열 편의점인 위드미 매장에서 판매한다. 1만원, 5만원, 10만원 3가지로 출시했다. 향후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SSG머니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스타벅스 등 전국 3000여 온∙오프라인 SSG페이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김승환 신세계아이앤씨 플랫폼사업부 상무는 “유통업계 1위 간편 결제 서비스답게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가겠다. 고객에게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스타벅스, 구글, 넥슨 등과 선불형 기프트 카드 제휴도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의 간편 결제 서비스 ‘엘페이(L.pay)’ 로고. 롯데그룹은 지난 2월부터 전국 460개 롯데슈퍼 직영점에 엘페이를 도입했다.

유통 공룡 롯데도 적극적으로 간편 결제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전국 460개 롯데슈퍼 직영점에 간편 결제 서비스인 ‘엘페이(L.pay)’를 도입했다.

신용카드 등 별도의 결제 수단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결제, 포인트 적립, 할인쿠폰 서비스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엘페이 앱을 설치한 뒤 롯데카드를 미리 등록하면 바로 쓸 수 있다. 결제 시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한 뒤 바코드를 계산원에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롯데카드 외 다른 신용카드사·은행과의 제휴도 추진 중이다.

◆ 시럽 페이 1년 만에 거래액 52배 증가 '티몬 페이-페이코' 연합 주목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커머스 업체들도 간편 결제 서비스를 출시,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18일 “간편 결제 서비스 ‘시럽 페이(Syrup Pay)’ 거래액이 출시 1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의 간편 결제 서비스 ‘시럽 페이(Syrup Pay)’의 누적 결제액 추이.

시럽 페이는 SK플래닛의 웹(Web) 기반 간편 결제 서비스다. 4월 초 출시 1년을 맞았다. 11번가, 쇼킹딜, 시럽 오더, T맵 택시, T스토어에서 사용할 수 있다. H몰, 예스24, CJ몰 등으로 제휴 쇼핑몰을 확대 중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시럽 페이’의 최근 30일(3월 16일 ~ 4월 14일)간 결제 거래액이 5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출시 직후 30일(4월 3일 ~ 5월 2일)간 결제 거래액(10억원)보다 52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의 간편 결제 서비스 ‘시럽 페이(Syrup Pay)’ 로고.

4월 기준 11번가 신용카드 결제 고객 5명 중 1명이 시럽 페이로 결제하고 있다. 전체 누적 거래액은 40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거래 건수는 750만건, 월간 거래액은 500억원을 넘어선다. SK플래닛 이은복 본부장은 “제휴쇼핑몰 확대와 간편 결제 기능 개선으로 대표적인 간편 결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더 많은 중소형 쇼핑몰이 시럽 페이를 통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소셜커머스 업체 중에선 티몬의 성과가 눈에 띈다. 티몬은 지난 2월 “자체 간편결제 솔루션인 티몬 페이 이용자가 1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티몬은 지난해 3월 간편 결제 서비스 ‘티몬 페이’를 출시했다.

티몬은 지난해 3월 처음 티몬 페이를 선보였다. 티몬 앱에 내장돼 있어 별도 앱을 설치하거나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서비스 11개월 만에 가입자 100만명, 누적 거래금액 830억원을 돌파했다.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던 결제 이탈률도 10%에서 4% 미만으로 감소했다. 티몬 페이를 처음 이용한 고객이 1달 내 다시 티몬 페이로 구매하는 비중은 49%에 이른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와의 협업도 주목받고 있다. 티몬은 지난 11일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4000만달러(한화 475억원)을 유치하며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와 관련, 신현성 티몬 대표는 “국내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 운영 노하우를 가진 NHN엔터테인먼트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통 서비스 혁신을 이루겠다. 고객에게 더 좋은 쇼핑 경험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티몬은 지난 13일 NHN엔터테인먼트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코(PAYCO)’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