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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최근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담당할 조직 '빌딩(building) 8'을 신설하고 구글 전 부사장 레지나 듀건을 책임자로 영입했다. 빌딩8은 '8동(棟)'이라는 뜻이지만, 페이스북에는 이런 건물이 없다. 왜 신설 조직의 이름에 숫자 '8'을 붙였을까.

공식 설명은 회사명 'facebook'이 알파벳 여덟 글자라는 것이다. 그러나 IT(정보기술) 업계에서는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페이스북에 8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 숫자이기 때문이다.

단서는 페이스북의 연례 개발자 행사 'F8' 명칭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이름은 페이스북이 창업 초기에 자주 열었던 사내(社內) '해커톤(hackathon)' 행사에서 나왔다. 해커톤이란 프로그래밍을 뜻하는 핵(hack)과 마라톤의 합성어다. 개발자들이 마라톤 하듯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력과 아이디어를 겨루는 행사다.

벤처 시절 페이스북은 야간에 8시간 동안 계속되는 해커톤을 자주 열었다. 정규 업무 시간에 다루기 어려운 기발한 아이디어를 썩히지 말고 해커톤을 통해 나누도록 한 것이다. 개발자 행사도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를 외부와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했기 때문에 '페이스북의 8시간'이라는 의미를 담아 F8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페이스북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로 성장한 뒤에도 주요 행사, 조직 이름에 8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결국 벤처 시절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다.

IT 업계 관계자는 "빌딩8 신설을 발표한 자리도 이번 F8무대였다"며 "표면적 이유 외에도 초심(初心)을 잊지 말자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