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삼송·원흥지구가 ‘포스트(post) 일산’ 시대를 예고했다.

신흥 주거지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고양 삼송·원흥 일대가 잇단 대형 쇼핑몰 입점과 교통 개선 등의 호재를 업고 고양의 새 중심축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과거에는 일산동구 마두동·정발산동 일대가 고양의 거주·상업 중심지로 꼽혔지만, 일대 아파트가 낡고 오래되면서 주거 수요자들이 개발 호재가 많은 지역의 새 집을 찾아 나서고 있다. 서울 전세난이 심각해지면서 경기도로 밀려난 이주자들이 서울과 가까운 삼송·원흥 일대에 자리를 잡는 것도 이 지역이 주목을 받는 배경 가운데 하나다.

복합쇼핑몰 입점과 교통 환경 개선 등의 호재로 삼송지구가 고양의 주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삼송지구의 한 아파트 단지.

고양 삼송지구 택지개발사업은 삼송동·원흥동·동산동·오금동 일원 507만11㎡ 면적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2만2128가구(5만8846명)를 수용하는 규모로 2006년 개발이 시작돼 2014년 말 마무리됐다.

입주 초기에는 생활편의·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미분양 물량이 넘쳤지만, 최근 신분당선 삼송 연장안과 이케아 2호점(2017년), 신세계복합쇼핑몰(2017년) 입점 예정 등의 호재로 집값이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삼송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1192만원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1363만원으로 14.34% 오르며 고양시 평균 상승률(5.72%)을 2배 이상 웃돌았다.

최근 이뤄진 분양도 성공적이었다. 올해 3월 공급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삼송역’은 평균 11.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고, 사흘 만에 모든 가구가 주인을 찾았다. 한국자산신탁이 지난해 11월 공급한 아파트형 오피스텔 ‘e편한세상 시티 삼송’도 588실이 모두 팔렸다.

원흥지구도 수도권 북부 지역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끄는 곳이다. 이 지역은 9000가구 규모로 조성돼 입주 5년차를 맞았다. 현재 짓고 있는 ‘원흥 호반 베르디움’과 ‘원흥 동일 스위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보금자리 주택으로 공급돼 집값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LH 원흥 도래울마을 2단지’ 전용 84㎡의 분양가는 2억9000만원 정도였지만, 지난달에는 3억7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2014년 6월에 입주가 이뤄졌다. 약 1년 반만에 8000만원 정도가 오른 셈이다.

분양마케팅업체 한 관계자는 삼송과 원흥 지역은 서울 도심으로 출·퇴근하기에 부담이 되지 않을 정도로 서울과 가까운 편인 데다, 주거 편의와 관련된 호재들이 잇따르고 있어 ‘포스트 일산’ 시대를 열 수 있는 경기 서북부의 새 주거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분당의 중심지가 정자동에서 판교로 이동한 것처럼 신도시 속에 또 다른 신도시가 들어서게 되면 중심축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고양의 경우에도, 삼송·원흥지구의 교통 여건이 좋아지고 생활편의 인프라가 확충되면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