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 기업(스타트업)들이 이색 아이디어로 만든 다양한 하드웨어를 내놓으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點字) 스마트워치, 집 안의 미세 먼지·공기 오염도를 측정하는 장비, 피부에 갖다 대기만 하면 피부 민감도를 측정하는 IT 기기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 '닷'이 만든 스마트워치는 일반 제품과 달리 LCD 화면이 없다. 시계 화면 대신 원형 판에 얇은 핀들이 세로로 들어있다.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쓰는 이 제품은 문자 메시지나 전화 등이 오면 메시지를 점자로 바꿔 원형 판에 나타낸다. 얇은 핀들이 화면 위로 올라오고 내려가 점자를 표현하는 것이다. 눈으로 보면 점들의 조합이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손가락으로 글자를 읽을 수 있다.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는 주로 음성으로 문자메시지를 읽어주는 방식이었다. 주변의 다른 사람도 들을 수 있어, 시각 장애인의 사생활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점자를 활용하면 지하철과 같이 주변에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도 문자메시지 등을 스마트워치로 마음 놓고 확인할 수 있다. 닷의 김주윤 대표는 "시각장애인의 불편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시장 규모가 작아 쉽게 업체들이 진입하지 않았다"며 "IT 기술의 혜택을 모두가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비트파인더는 공기측정기 '어웨어<사진>'를 내놨다. 어웨어는 작은 오디오처럼 생긴 IT 기기인데, 스마트폰으로 연동해 실내 공기 질(質)을 실시간으로 측정·확인할 수 있다. 측정 가능한 지표는 온도·습도·이산화탄소·미세 먼지·휘발성 유기화합물 등 5가지다. 이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이 제품은 올 1월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 Show) 2016'에서 첫선을 보였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고 있다.

스타트업들이 개발하는 독특한 기능의 하드웨어는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애완동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목걸이형 웨어러블 기기, 사용자의 걸음걸이를 교정해주는 스마트워치 등이 그것이다.

벤처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개발해봐야 쓸 고객 수가 적다거나, 투자에 비해 제대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진입하지 않는 시장에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꾸준하게 도전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질 벤처 업계에서 틈새시장을 찾아, 생존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