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의 주력 3대 부문 중 소비자가전(CE) 부문의 직원 수가 5000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 등 부품솔루션(DS) 부문과 스마트폰 등 IT·모바일(IM) 부문의 직원 수는 늘었다. 이는 삼성전자 가전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나빠져 인력 구조조정이 가장 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주력 사업부 중 유일하게 직원 감소한 CE 부문

1일 삼성전자의 201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말 한국 본사 기준 CE 부문의 직원 수는 1만5637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말 2만588명과 비교하면 4951명(24%)이나 줄어든 수준이다. CE 부문 임원 수도 같은 기간 200명에서 149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비해 부품솔루션(DS) 부문의 직원 수는 같은기간 4만2249명에서 4만3488명으로 늘었다. DS 부문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중 절반을 올리며 버팀목 역할을 했다.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도 2014년말 2만6758명에서 지난해말 2만7162명으로 증가했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전년보다 20%가량 줄었지만 직원 수는 오히려 늘었다.

삼성전자는 CE 부문 직원수 급감과 관련해 이 부문에 속했던 일부 조직들이 전사 직속 조직으로 소속을 옮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E 소속이었던 DMC연구소와 디자인경영센터, 글로벌기술센터 등이 전사에 속하는 기타소속으로 바뀌었다"며 "보이는 것처럼 직원이 많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이동이 많았다"고 말했다.

사업보고서에 나온 기타소속 직원의 수는 2014년말 7600명에서 지난해말 9300명으로 1700명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설명을 감안하더라도 대략 3000명의 직원이 CE부문에서 줄어든 것이다.

◆ “소비자가전 이익률 2%도 어려워”

CE부문의 인력이 급감한 것은 나빠진 수익성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CE의 주력 사업인 TV에서 공급부족(shortage)이 생겼고, 그 결과 해당 분기에만 1400억원가량의 적자를 냈다. 수요 예측을 잘못한 탓이었다. 또 프리미엄 제품군이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보급형 제품군에서 중국 업체에 점유율을 계속 뺏기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미국 가전 유통업체 '베스트바이' 매장에 마련된 삼성 SUHD TV 체험코너.

가전업계 고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 한국 제조사들의 영업이익률은 잘 나오면 4%대이고, 실제로는 1~2%도 어렵다"며 "벼랑 끝에 선 심정이다"고 말했다. 고가 제품군의 영업이익률은 9%대에 달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전체 생산량을 줄이면서도 고가 제품군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 허리띠 졸라매는 삼성전자…지난해 2500여명 회사 떠나

삼성전자의 지난해말 기준 한국 본사 직원 수는 9만689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말 9만9382명에서 2484명 줄었다.

삼성전자(005930)의 구조조정 강도는 회사를 떠난 임원수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말 기준 삼성전자의 미등기 임원 수는 1087명으로, 2014년말 1208명보다 121명 감소했다. 전체 임원 중 8%가 회사를 떠났다. 삼성전자는 연구개발(R&D) 비용도 줄이고 있다. 지난해 R&D 비용은 14조8488억원으로 전년대비 3% 감소했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몸집을 가볍게 해야지만 중국 등 추격자들을 따돌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삼성전자는 뼈를 깎는다는 심정으로 다시 태어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