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대결인 5국 관전평을 말해달라

"이세돌 9단은 초반부터 괜찮게 뒀다. 결과가 이 9단에게 유리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중간에 알파고가 장고(長考)하더니 강력한 수를 뒀고 이를 이 9단이 돌파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 9단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오늘은 이 9단 스타일대로 잘 뒀다.”

- 5국에서 패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알파고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다. 알파고는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수를 발견해낸다. 오늘 알파고의 두수 정도가 묘수였다. 알파고의 몇 수는 프로기사의 관점에서 이상했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 4국에서 문제제기됐던 알파고의 버그가 정말 버그였을까

“AI도 예측하지 못한 수에서는 당황하는 것 같다. 어떻게 둬야 할지 몰라 엉터리 수를 둔 것이다. 적당한 수를 못찾은 것이지, 버그 자체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 세기의 대결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본다면

“정말 재미있는 승부였다.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벤트였다. 유감스러운 부분은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 대해 너무 모르고 시합을 했다는 것이다. 프로기사들은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200~300국 정도 상대방의 기보를 분석한다. 하지만 알파고는 베일에 쌓여 있었다. 이 9단은 두판 정도를 상대를 파악하는데 썼다. 컴퓨터 공학자들이 대결 전에 알파고에 대해 코치를 해줬더라면 보다 좋은 승부가 났을 것이다.”

- 이번 대결이 바둑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보나

“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AI 선수와 프로기사가 대결을 펼칠 수 있다. 회사별 AI 또는 국가별 AI 대결도 나올 수 있다. 바둑학과 교수들끼리 컴퓨터를 활용한 바둑을 본격적으로 교육에 활용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 이번 대결 이후 앞으로 무엇을 대비해야 할까

“바둑에서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AI와 관련한 연구 자체를 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남겼다. 그동안 AI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다. 일자리의 50%를 컴퓨터가 대체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부터 AI를 개발하지 않으면 모든 분야에서 뒤떨어질 것이다.”

- 알파고가 아닌 AI의 약점은 무엇인가

“AI도 완벽한 데이터가 없으면 실수가 나온다. 우선 AI의 데이터를 광범위하고 촘촘하게 짜야 한다. 무인자동차나 의료 분야 등에서 섣불리 AI를 응용했다간 위험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