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Red Planet)' 화성(火星)에 과연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표면을 덮고 있는 산화철의 영향으로 붉게 보이는 화성에서 생명체 유무(有無)를 탐사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유럽우주국(ESA)은 "엑소마스(ExoMars) 미션의 첫 번째 탐사선인 '가스추적궤도선(TGO)'이 14일(현지 시각)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다"고 12일 밝혔다. 엑소마스 미션은 유럽연합(EU) 최초의 화성 탐사 계획으로 '화성의 우주생물학(Exobiology on Mars)을 연구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럽우주국의 가스추적 탐사선(왼쪽)과 탐사로봇 스키아파렐리가 화성을 탐사하는 상상도.

미션은 이번 1차 발사와 2018년으로 예정된 2차 발사 등 두 단계로 진행된다. 17억달러(약 2조원)의 비용과 발사 중량, 탐사선의 성능 등 모든 면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진행했던 화성 탐사 미션을 뛰어넘는다. 지금까지 NASA의 탐사 로봇 큐리오시티와 오퍼튜니티 등이 화성을 탐사했지만 모두 표면만 분석했다. ESA는 엑소마스 미션을 통해 화성 지표면 아래까지 뚫어서 분석하는 시도를 한다.

13일 발사되는 가스추적궤도선은 올해 10월 화성 궤도에 도착한다. 이어 표면 탐사 로봇 '스키아파렐리'를 화성 적도 남쪽에 착륙시킨다. 궤도선은 이후 1년간 속도를 늦추며 궤도에 안착하는 절차를 거친 뒤 2017년 말부터 본격적인 화성 대기 탐사에 나선다.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이들이 생명 활동을 하면서 발생한 메탄이 대기나 화성 표면의 암석에 쌓일 수 있다. 궤도선은 화성 대기에 있는 극미량의 메탄까지 검출할 수 있다.

탐사 로봇은 혜성 연구로 유명한 이탈리아 천문학자 조반니 스키아파렐리(1835~1910)의 이름을 땄다. 이 로봇은 2년 뒤로 예정된 2차 탐사선 발사를 위한 척후병 역할을 한다. 착륙 과정에서 생기는 압력과 저항을 측정하고, 화성의 날씨와 온도 변화, 지질 환경 등을 지구에 보내오게 된다.

ESA는 궤도선과 스키아파렐리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2018년 '엑소마스 로버'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의 핵심이다. 엑소마스 로버에는 화성 표면을 2m까지 드릴로 뚫고 샘플을 채취해 분석할 수 있는 장치가 실려 있다. ESA측은 "화성 내부까지 샅샅이 탐사하면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