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주부 최미연(53)씨는 이달 초 우연히 한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서 아파트 관리비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는 글을 보게 됐다. 관리비를 카드로 납부하면 캐시백 선물도 받고 사용 실적에도 포함되고 카드사 포인트도 쌓을 수 있어서 삼중(三重)이득이라는 생각에서다.

최씨는 “지금까지 은행 자동이체로 관리비를 납부했는데 카드 납부로 갈아타면 1만원 현금을 선물로 주고 전월 사용 실적으로도 잡힌다고 한다"면서 “주변 주부들끼리 생활 팁으로 전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관리비 카드 결제 이용 세대수 변화 추이

◆ 신한·롯데 관리비 카드 결제 본격 시동

신한카드는 지난 1일부터 신용카드로 3월분 관리비와 도시가스 요금을 자동 이체 등록을 받고 있다. 신한카드 콜센터 직원은 “관리비 자동이체 서비스가 재개된 지난 2일 이후 관리비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카드는 4월 30일까지 신규 결제를 신청하는 고객에 한해 최초 납부 금액에서 1만원을 돌려준다. 신규 고객에게는 자동이체 수수료(월 700원)도 물리지 않는다. 도시가스 결제 시 할인을 해주는 기능이 있는 아이행복카드로 관리비 결제를 신청하면 가스요금 1만5000원, 관리비 1만5000원 등으로 총 3만원을 돌려준다.

롯데카드도 4월분 관리비부터 신용카드로 자동 이체 납부를 할 수 있도록 3월부터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 신규 등록 고객에겐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신한카드, 롯데카드 제공

신한카드 관계자는 “3년 전 관리비 자동이체 서비스가 중단되던 당시 문제 사항이었던 가맹점 수수료를 가맹점과 원만하게 해결해서 서비스를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개정되면서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상되자 더 많은 금액을 카드사에 내게된 중간 업체들이 가맹점 계약을 해지했고 관련 카드의 신규 발급이 중단됐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아파트 관리비를 카드로 결제하는 가구는 지난 2012년 말 185만가구에서 2015년 말 84만가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 금융위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 활성화 추진”

올해는 아파트 관리비를 카드로 납부하면 혜택을 주는 신상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카드사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카드사가 아파트 관리비 전자고지결제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관련 규제를 풀면서 카드사가 이제 직접 가맹점 역할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직접 고객에게 통보하고 대금을 수납하는 업무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카드사가 가맹점과 계약을 맺고 업무를 수행해왔다.

인터넷 재테크 까페, 아파트 거주자 까페 이용자들 사이에서 아파트 관리비 카드 납부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