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팔이 마비된 환자가 착용한 인공 팔을 두뇌의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호주의 연구진들이 제시하고 있다.

2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이 뇌 주변 혈관에 임플란트 방식의 이식물을 삽입해 뇌의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꿔 인공 팔이나 휠체어 등에 전달,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실험을 내년에 진행할 계획을 세웠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호주 정부가 이번 실험과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연구진이 ‘스텐트로드’라고 이름 붙인 성냥개비 크기의 이 삽입물은 뇌의 뉴런에서 나오는 신호를 받아들이는 작은 전극망이 있다. 스텐트로드의 역할은 뉴런의 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전환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체에 스텐트로드를 삽입해 신경질환이나 사고로 팔이 마비된 환자가 착용한 인공 팔이나 휠체어에 신호를 전달해 이를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하는 실험을 하기로 했다.

인체의 목에 있는 정맥을 통해 뇌 주변 혈관에 삽입하는 ‘스텐트로드’

연구진은 이미 스텐트로드를 양의 뇌에 삽입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 실험에서는 뇌의 신호를 전기 신호로 전환하는 것에 그쳤다. 연구진은 내년에 사람을 대상으로 변환된 전기 신호로 인공 팔이나 휠체어를 움직이도록 하는 수준까지 실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텐트로드는 뇌를 절개하는 외과적 수술 없이 삽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환자의 목에 있는 정맥에 삽입해 뇌 근처의 혈관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연구진은 “스텐트로드를 삽입한 환자가 인공 팔이나 휠체어를 생각만으로 컨트롤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법을 체화하기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 DARPA는 올해 1월 뇌와 컴퓨터가 직접 통신할 수 있는 이식형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DARPA의 지원을 받은 멜버른대 연구진이 인체 대상의 ‘스텐트로드’ 실험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연구진은 "뇌의 신호를 인공 사지를 조절하는 전기적 명령으로 전환해 마비 환자가 완전하게 이동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게 이번 연구의 목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