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주로 '조세회피처'를 이용합니다. 조세회피처는 세율이 낮거나 세금이 없고 금융회사들이 거래 고객들의 비밀을 감춰주는 곳입니다. 세금이 거의 없으니 이익을 내도 고스란히 챙길 수 있고, 거래 비밀이 새지 않으니 세무 조사를 받을 일도 없습니다. 조세회피처 활용의 최대 관건은 어떻게 하면 전 세계에서 낸 이익을 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면서 조세회피처에 세운 회사로 송금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더블 아이리시 위드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tch)'란 방법입니다. 음식 이름 같지만, 실제 뜻은 세금을 회피하려고 아일랜드에 회사 2개를 세우고 네덜란드에 자회사 1개를 설립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 방법의 세금 회피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 회사인 구글이 아일랜드에 해외법인 A사를 세우는데 그 법인의 관리 회사는 대표적인 조세회피국인 버뮤다에 둡니다. 아일랜드의 세법은 관리 회사가 있는 곳에 조세 관할권을 줍니다. 버뮤다는 법인세율이 0%이므로, 이 해외법인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엔 A사에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보내야 합니다. A 사는 해외 영업용 자회사 1 곳을 아일랜드에 세우고, 그 이익을 빼돌릴 곳으로 네덜란드에 자회사 1곳을 세웁니다. 유럽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아일랜드에 있는 해외 영업용 자회사에 몰아줍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이 12.5%로 낮으므로 여기에서 일단 세금을 줄입니다.

그리고 나서 또 하나의 절세 기법이 등장합니다. 아일랜드에 설립한 해외 영업용 자회사가 아일랜드에 있는 모회사인 A사에 돈을 송금하면 20%의 원천징수세를 내야 하지만, 네덜란드에 있는 자회사에 로열티 명목으로 송금을 했다가 아일랜드 모회사에 다시 건네면 세금이 전혀 없습니다. 아일랜드와 네덜란드가 그런 조건으로 조세협정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유럽 각지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아일랜드에 있는 해외 영업용 자회사에 모았다가 네덜란드 자회사를 거쳐 아일랜드에 있는 해외법인으로 다시 보내면 세금을 거의 안 내도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금 회피 방식에 대한 비난이 높아지자, 아일랜드는 최근 세법을 고쳐 이를 막으려고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