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우리나라 전통 상차림을 반상이라고 한다.

명절의 식사 풍경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보통 큰 상 하나에 많은 음식을 차려놓고, 온 가족들이 둘러앉아 서로에게 새해의 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전통 상차림 용어로 교자상이라고 하는데, 명절이나 축하연 때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 한 상에서 식사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설 음식은 세찬이라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인 떡국은 옛 서적에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데, 1849년 홍석모가 쓴 연중행사와 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흰 떡을 동그랗게 말아 엽전보다 얇게 썰어 끓여 백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조선 말기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설에 떡국을 먹는 풍속은 매우 오래됐으며 상고시대 이래 신년 제사때 먹던 음복 음식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얀 가래떡은 순수함을 뜻하며, 길고 가는 형태는 장수를, 엽전처럼 동그랗게 썰려 있는 모습은 부를 의미하는데, 떡국을 먹으며 새해에 순수한 마음가짐을 지니고, 건강과 풍족함을 기원하는 좋은 의미가 담겨 있다. 최근 시중에 판매되는 떡은 사선으로 썰어 지나치게 모양이 길다. 옛 선조가 설 떡에 부여했던 의미와 품위가 퇴색된 느낌이다.

요즘은 2인 이상의 식탁에서 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이 흔하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보통 독상을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전통 밥상을 의미하는 반상도 독상을 기본으로 한 차림으로, 주식인 밥과 함께 여러 가지 반찬을 함께 올리는 형식이다.

소반 위에 간결하지만 정성스럽고 구성지게 차려내 각각 한 사람씩 먹도록 했다. 반찬의 수에 따라 격식을 갖춰 삼첩반상, 오첩반상, 칠첩반상, 구첩반상으로 형식을 갖췄다. 반상에 올라가는 찬은 재료나 조리법이 중복되지 않았다.

간혹 외국의 것은 고급스럽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전통 음식문화는 깎아내리는 이들이 있어 안타깝다. 찌개와 반찬을 다 같이 나눠 먹는 한국의 음식문화에 비해 서양식의 코스요리나 일식의 정식인 가이세키 요리가 더 세련되어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반 위 그림처럼 음식이 놓이는 우리 전통 반상 문화는 영양학적으로 뛰어나며, 보기에도 그 구성이 너무나도 우아하고 아름답다.

음식 그릇을 올려놓는 작은 상을 소반이라고 한다.

소반은 우리의 전통 반상에 빠질 수 없는 가구로, 민가부터 궁중까지 계층을 막론하고 사용된 생활 필수품이었다. 독상을 차리던 문화로 상차림이 인원수에 맞게 준비돼야 했기에 큰 사대부 집에서는 상당한 숫자의 소반을 보유했다. 민가에서도 최소한 2-3개는 보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소반은 현재까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고미술품 경매에서도 항상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편이다. 컬렉터들의 필수품으로 인정받으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새로운 디자인도 많이 나온다.

앞으로 소반에 밥상을 차려보는 건 어떨까.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흰 쌀밥을 주식으로 다양한 찬을 올리고 상의 오른쪽에 수저를 놓으면 된다. 숟가락이 왼쪽, 젓가락이 오른쪽, 수저의 끝이 상에서 3cm 정도만 밖으로 나가도록 놓는 게 예법에 맞는 세팅이다.

만약 전통 한식 문화에 대해 배우고 싶거나 외국 손님들에게 한식의 훌륭한 상차림을 보여주고 싶다면 전경련 회관의 곳간 by 이종국을 추천한다. 현대적인 공간과 분위기에 완성도 높은 음식으로 전통 음식 문화를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 양태오는 암스테르담의 세계적인 디자이너인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의 스튜디오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한국에 돌아와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 서울 디자인 올림픽 등 여러 전시에서 가구를 소개했다. 북촌 한옥마을로 이사한 현재 TeoYang Studio 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통해 인테리어와 가구 디자인 등 전방위 라이프스타일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얼마 전 전지현 신혼집의 인테리어를 완성했고, 온스타일 TV의 ‘태오라이브’ 에서도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