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슈퍼볼 공식 홈페이지 캡처.

8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0회 슈퍼볼(Super Bowl)은 덴버 브롱코스의 승리로 끝났다.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챔피언 결정전인 슈퍼볼은 경기만큼이나 경기 중간에 TV로 방송되는 광고에 대한 관심이 높다. LA타임스는 시장조사기관 '칸타르 미디어'를 인용해 슈퍼볼 광고총액이 2010년 2억500만 달러(한화 약 2457억원)에서 지난해 3억4700만 달러(약 4159억원)로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는 3억7700만 달러(약 4518억3000만원)로 예상된다. 30초 분량의 TV 중계 광고 단가는 최고 500만 달러(약 60억원)로 나타났다. 1초에 2억원인 셈이다. 제50회 슈퍼볼 주관 방송사인 CBS로 지난해 5월 이미 슈퍼볼 광고 시간을 모두 판매했다.

올해 슈퍼볼 ‘광고 전쟁’에 참여한 기업은 버드와이저와 아마존, T-모바일 등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 50여개다.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차와 LG전자가 광고를 내보낸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NFL 자동차 부문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2년 만에 슈퍼볼 광고에 다시 나섰다. 제네시스 G90과 엘란트라를 모델로 내세워 슈퍼볼에서 모두 4편의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기아차도 7년 연속 슈퍼볼 광고에 나섰다. 올해에는 '디어헌터' 등에 출연한 할리우드 중견배우이자 오스카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월켄을 내세워 옵티마(한국명 K5)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다.

LG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슈퍼볼 광고에 모습을 드러냈다. LG전자의 광고에는 영화 '테이큰'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리암 니슨이 출연했다. 지난 2일 공개된 LG전자의 슈퍼볼 광고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트위터을 통해 3일 만에 1000만명이 넘게 시청했다.

일본의 게임회사 닌텐도는 올해 포켓몬스터 20주년을 맞아 슈퍼볼 광고를 한다. 닌텐도는 60초 분량의 포켓몬스터 슈퍼볼 광고 비용으로 1000만 달러(약 120억 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쓰면서 슈퍼볼 경기에 광고를 집어넣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광고 효과에 대한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열린 49회 슈퍼볼을 중계방송한 NBC의 시청률은 49.7%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해 역시 미국 내 TV 시청자수는 1억1500만명에 달하고, 전 세계에서 10억명이 TV 앞에서 슈퍼볼을 시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브랜드 에즈'는 지난해 슈퍼볼 광고를 본 시청자 3만 744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슈퍼볼 광고 이후 브랜드 구매 의사가 평균 6% 올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또 지난해 슈퍼볼 광고에 참여한 57개 기업 중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를 비롯한 48곳이 기대 이상의 광고 효과를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이 슈퍼볼 광고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은 시청률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타임지는 “광고주들이 물건이 아닌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거액을 아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기업과 함께 슈퍼볼 광고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로 기업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여기는 기업들이 있는 것이다. 아카데미 영화제에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 세계 영화인들의 인정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인터넷과 언론 매체를 통해 슈퍼볼이 끝나고 그해 최고의 슈퍼볼 광고를 꼽는 '순위 매기기'가 이뤄질 정도로 슈퍼볼 이후에도 광고 효과가 지속한다는 점도 기업들을 광고로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광고가 화제를 모을 경우 소비자들의 소문을 타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 광고비의 본전을 뽑고도 남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