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배기가스 누출 조작 사건으로 독일 자동차 산업의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국내에서는 몽고식품이 회장의 운전 기사에 대한 폭행과 폭언으로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윤리경영이라는 개념조차 없이 오로지 이윤만 추구했던 과거에는 뇌물과 근로자 착취, 탈세가 횡행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사회 공헌팀을 따로 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법적인 제제를 받지 않을 정도의 준법 수준에 머물던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의 하나로 윤리 경영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가면’이나 보여주기식 이벤트 또는 한철 행사로 윤리경영을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생존과 세계적인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서 윤리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이제 필수적인 경영 전략이 되었다. 단순히 양질의 제품이나 서비스, 싼 가격만 가지고는 살아남기 어렵다. 비윤리적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바로 외면해 버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기업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윤리경영이 요구된다. 남자들의 외도나 폭행에 대해 관대하던 시절이 있었다. 삼시 세 끼 밥만 먹여 주고 학교에만 보내 주어도 가장이 군림할 수 있었던 꿈같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남편이 외도를 하면 아내들이 맞바람을 피우거나 이혼을 청구한다. 그런가 하면 매 맞는 남편들도 적지 않다. 집에서 아이 키우고 살림하는 전업주부 남성들도 많다. 자식을 위한다는 ‘사랑의 매’가 가정 폭력이나 학대로 고발되기도 한다.

부모가 사망한 후 상속분쟁으로 치고받는 가족도 있고 존속살인 같은 패륜적인 범죄도 늘고 있다. 그런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라도 자녀나 배우자 앞에서의 비윤리적인 행동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전수되어 더욱 끔찍한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

윤리경영을 가정에 건강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법과 질서를 엄격하게 지키는 부모의 모범이 필요하다. 아무리 자식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절세가 아니라 탈세의 수단으로 부동산 계약을 허위로 한다면 자녀들이 무엇을 배울 것인가.

뇌물을 주고 병역 의무를 면제시켜 주거나 범죄를 저지른 자식을 불법으로 석방시키는 것은 자식을 망치는 길이다. 신용카드가 아닌 현금으로 결제하면 할인을 해주고 현금으로 판매한 것은 매출 신고에서 누락하는 것도 처벌받아야 할 탈세 행위이다. 음주운전이나 새치기 운전, 불법 주차, 국립공원에서의 취사행위, 위장 전입 등, 가정에서 일어나는 비윤리적인 행동을 일일이 열거하자면 한이 없다.

정직하게 살아야 하며 거짓말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부모들이 자식 앞에서 매를 들지만 ‘정직’만큼 우리 사회에서 푸대접을 받는 덕목이 또 있을까? 심지어는 요즘 세상에 그렇게 정직하게 살면 안 된다고, 그러면 바보 취급을 받는다고 훈계하는 부모까지 있으니 말이다.

농수산물의 원산지를 속여서 팔거나 사고 낸 자동차를 속이고 중고 자동차로 파는 사람도 있다.
근무 시간 중에 개인적인 용무를 보면서도 거리낌이 없다. 자신이 구입한 물건을 사용하다가 마음에 안 든다는 거짓말로 환불을 요구하는 악덕 소비자도 있다. 논문을 표절하거나 책 표지만 갈아끼워 자신의 저서로 둔갑시키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보험금을 갈취하는 부부사기단, 가족사기단도 있다.

회사 카드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식사하고 술 마시고, 회사의 사은품이나 판촉물을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돌리며 과시하는 것은 공사를 구별 못하는 부끄러운 짓이다.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지 않고 방치하거나 캠핑 가서 밤새 소란을 피우다가 싸움을 벌이는 사람도 많다. 식당 예약을 해 놓고 연락도 없이 나타나지 않거나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등, 남이 볼 때와 안 볼 때의 행동이 너무나 다르다.

남들은 다 그렇게 사는데 나 혼자만 정직하게 살면 나만 손해 보는 거 아니냐고, 현실이 그러니 나 또한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변명할 것인가? 그러나 그 현실 또한 나와 우리 가족이 만든 것이다.

기본과 원칙을 무시하고 얻은 부나 권력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이 사회의 독버섯이다. 우리 집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지나친 가족 이기주의도 결국 이 사회의 화합을 해치는 걸림돌이다. 우리 가족만의 행복을 넘어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 가족이 윤리경영의 불쏘시개가 되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