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는 상품을 쓰는 사람들의 행동과 경험에 주목합니다. 그러면 2~3년 후 트렌드가 보이죠. 이것이 ‘빅 디자인(Big Design)’의 시작입니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조선비즈 교육장에서 열린 ‘CES 2016 인사이트 셰어링(Insight Sharing)’ 세미나에 참석해 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본 올해 CES와 빅 디자인의 힘에 대해 소개했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가 3일 서울 광화문 조선비즈 교육장에서 열린 ‘CES 2016 인사이트 셰어링’ 세미나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조선비즈와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미디어잇이 공동 개최한 이번 세미나는 지난달 6~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6을 참관하고 돌아온 각 분야 전문가들의 소감을 듣고 정보를 교환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됐다.

김 대표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디자인 회사를 설립한 인물로 유명하다. 또 그는 지난 25년 동안 매년 CES를 참관하면서 최신 기술 트렌드를 꿰뚫고 있는 걸로도 잘 알려졌다.

이날 김 대표가 주창한 빅 디자인은 예쁜 옷을 만들거나 레스토랑 내부를 꾸밀 때 흔히 사용하는 디자인이라는 표현에 국한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창조하려고 할 때 필요한 기술은 이미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기존 기술과 사용자의 경험·요구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빅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올해 CES의 경우 ‘사물인터넷(IoT)’ 전시에서 빅 디자인의 힘을 느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그는 “드론(무인항공기),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카, 가상현실(VR) 등 올해 CES를 대표하는 주제들이 모두 IoT의 범주에 포함된다”면서 “기술이 아닌 소비자 경험의 관점에서 설계한 것들”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CES는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쇼(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약자인데, 앞으로는 ‘크리에이티브 엔터프라이즈 쇼(Creative Enterprise Show)’라고 불러야 더 적절할 것”이라며 “내 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창의성 구현 쇼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

김 대표는 디자이너의 사고 방식이 창업가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그는 “창업을 꿈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술을 먼저 생각하는 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면서 “일하는 순서를 뒤집어 시장 점유율(Market Share)보다 마음 점유율(Mind Share)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올해 CES에서 크게 성장한 모습을 보인 중국 업체들에 대한 소감도 남겼다. 그는 “중국은 일단 시장이 크고 경제 리더들이 30~40대로 젊어 의사결정이 빠르다”면서 “또 중국인들은 모르면 해달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등 점잔을 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가 유망한 창업가들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인큐베이팅을 하듯 자신도 비슷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들과 힘을 합쳐 주변의 참신한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성공한 기업인들이 젊은 기업인들을 자주 만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