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각)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했다.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논의 기대감에 유가는 장중 배럴당 3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28일(현지시각) 오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2.9% 상승한 배럴당 33.22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74%오른 배럴당 34.86달러를 기록했다. 두 유종 모두 장 중 8%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이날 러시아의 에너지부 장관 알렉산더 노박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저유가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국이 최대 5%까지 감산하자는 제의를 했다”고 말했다. 노박 장관은 또 회원국과 비회원국 원유부 장관급 회의에 대한 제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노박 장관은 “그러나 이는 토의 주제일 뿐이며 아직은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산에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도 덧붙였다.

러시아 정부 관계자 발언 이후 기대감이 치솟자 OPEC 회원국 관계자들이 수습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4명의 OPEC 관계자를 인용, “6월 정기 회의 외에 특별 회의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유가 상승폭이 줄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제안을 한 적은 없지만 회원국들은 타국과 협력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감산에 대해 현실성이 크지 않지만 기대감으로도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러시아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1110만배럴, 사우디아라비아는 1010만배럴에 달한다. 양국이 5%씩만 감산해도 전세계 공급량은 하루 평균 100만배럴 이상 감소한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캐피탈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와 협력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러시아는 믿을만한 파트너가 아니다”라면서 “러시아 경제가 리세션(위축)에 빠져있는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는 다르게)원유 시장 경쟁사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란산 원유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점도 양측의 결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앞서 OPEC의 사무총장 압달라 살람 엘-바드리도 이란산 원유 공급량을 먼저 측정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애스펙츠의 리차드 말린슨 애널리스트는 “저유가가 장기화될수록 산유국 상황은 힘들어지겠지만 모든 산유국이 따를 수 있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도 복잡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의에 성공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가 합의 내용을 이행하느냐가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