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15일부터 MBC의 광고 송출을 중단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지상파 방송사들도 올해 시작과 함께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공급을 끊었던 지상파 주문형비디오(VOD)를 다시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15일 “지상파 VOD 공급 문제로 갈등을 빚던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들이 정부의 중재로 서비스 중단없이 협상을 더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이블TV 업계 대표자들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비상총회에 참석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5월 MBC가 지상파 3사를 대표해 케이블TV 사업자들에게 VOD 대가 산정 방법을 기존 정액 방식에서 가입자 수에 근거하는 ‘가입자당 대가(CPS)’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또 MBC는 VOD 공급 관련 계약도 케이블TV VOD를 통한 단체 협상이 아닌 각 사업자와의 개별 계약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케이블TV VOD는 전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로, 디지털 케이블TV 가입 가구에 VOD를 독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케이블TV VOD는 SO들을 대신해 지상파 방송사와 VOD 공급 계약을 맺어왔다.

케이블TV 업계는 지난달 31일 CPS 도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러나 단체 협상을 개별 협상으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케이블TV 업계가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규모 케이블TV 업체는 지상파 3사와의 협상에서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지상파 방송사는 이달 1일부터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던 VOD 서비스를 중단했다.

VOD 공급이 끊기자 전국 케이블TV 사업자들의 모임인 SO협의회는 이달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이달 15일부터 일부 시간대에 지상파 방송사인 MBC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하겠다”며 맞대응했다.

갈등이 고조되자 결국 정부가 중재에 나선 것이다. 15일 오전 최종삼 SO협의회 회장과 최정우 케이블TV VOD 대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 하에 MBC 관계자들과 만남을 갖고 이달 말까지 협상을 더 벌이기로 약속했다. 양측은 연장된 기간 동안 VOD 협상 주체에 관한 논의 등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준 것에 대해 지상파 측과 공동으로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 “시청자의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방향으로 서비스 제공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