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는 30일 해고자 복직을 골자로 하는 노사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밝혔다.

2009년 대규모 정리해고로 시작된 ‘쌍용차 사태’는 6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 악화로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근로자 2000여명을 정리해고 했다. 이 일로 6년 간 심각한 노사분규를 겪어 왔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가운데)와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오른쪽),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등 3자 대표가 30일 평택공장 본관에서 진행된 조인식에서 합의문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12월 11일 마련한 잠정합의안, 쌍용차 이사회 승인으로 최종 타결

쌍용차는 이날 평택공장에서 이사회를 열어 회사, 쌍용차 노조(기업 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로 구성된 3자 합의체가 잠정합의한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를 최종 승인했다. 3자 합의체 대표들은 이사회가 끝난 뒤 조인식을 열었다.

쌍용차 3자 합의체는 올해 1월부터 ▲해고자 복직 ▲쌍용차 정상화 방안 ▲손해배상·가압류 취하 ▲유가족 지원 대책 등 4대 의제를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했다.

올해 1월 21일 4대 의제 교섭 합의 이후 10월 말까지 32차례에 걸쳐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가족 지원대책과 쌍용차 정상화 방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쌍용차는 올해 5~6월 7차례에 걸쳐 유가족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또 정상화 방안 지원의 일환으로 해고자들도 차량판매 캠페인에 동참하기로 했다.

실무협의 합의사항 승인을 위한 3자 대표 협의는 10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올해 12월 11일 협의에서 해고자 단계적 복직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쌍용차는 “1년 간 3자 대화를 통해 현재 갈등을 우호적으로 해결하고 상생하는 길을 모색했다. 2009년 8.6 노사합의 사항 이행을 6년 만에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복직점검위 꾸려 해고자 단계적 복직 세부 방안 논의키로

합의 주요 내용은 2009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가운데 입사를 지원하는 사람에 한해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술직 신규 인력 채용 수요가 있을 경우로 제한했다. 쌍용차는 복직점검위원회를 꾸려 단계적 복직 이행 상황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4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가압류 문제는 복직 대상자가 회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법적 소송을 취하하면 회사도 손해배상청구소송과 가압류를 즉시 취하하기로 합의했다.

사망자 유족을 지원하기 위해 15억원 규모의 희망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희망기금은 사망자 유족 지원은 물론 복직 대기자 생활 지원에도 쓰기로 했다.

홍봉석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3자 협의과정에서 의견 대립으로 협의가 중단된 적도 있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합의서 타결로 구조조정과 해고자 복직과 관련한 모든 집회와 농성도 중단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노사는 2009년 구조조정과 관련한 상호 비방과 갈등을 종결하고 회사 경영의 지속 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쌍용차 3자 합의체는 2016년 1월 복직점검위원회를 구성, 단계적 복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한다. 시기별 복직 인원과 복직자 선발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인원은 3자 동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3자가 대화와 교섭으로 해고자 복직에 합의한 만큼 해고자 전원이 복직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안에 복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1월 3자 합의체 구성으로 쌍용차 사태 해결 논의 급물살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주인으로 맞았다. 하지만 상하이자동차는 실적 악화와 기술유출 의혹, 노사갈등이 일자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철수했다.

쌍용차는 상하이자동차가 ‘먹튀 논란’을 남긴 채 빠져 나가자 경영 악화를 이유로 전체 인력의 37%에 이르는 2000여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통보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1600여명은 희망퇴직으로 퇴사했고 나머지 인원은 정리해고됐다.

쌍용차 노사는 협의를 중단한 지 5년 5개월 만인 올해 1월 3자 노사 합의체를 만들었다. 3자 노사 합의체는 올해 1월 14일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3자 대표가 만나 협의체 구성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마련됐다.

마힌드라 회장은 당시 “현재 쌍용차에 가장 중요한 건 회사의 경영정상화다. 쌍용차의 경영 상황이 나아지면 2009년 퇴직했던 생산직 인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이번 합의서 타결에 대해 “3자 간 대화로 정리해고 문제를 6년 만에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할 수 있게 된 건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쌍용차가 새롭게 도약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