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아시아·태평양 총괄인 댄 니어리 부사장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려면 한시라도 빨리 들어와서 현장을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모바일 시장은 곧 팽창합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됐습니다."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댄 니어리(Neary) 아시아·태평양 총괄(부사장)은 "이곳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큰(biggest) 기회가 있는 지역"이라며 "인도네시아에서만 매일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의 수가 4100만명에 달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총괄하는 니어리 부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자(子)회사인 메신저 업체 스카이프에서 근무하다 2013년에 페이스북에 합류했다.

그는 "인도와 동남아는 내년부터 세계 모든 IT(정보기술) 기업이 각축을 벌이는 장이 될 것"이라면서 "지역별 문화·환경을 잘 고려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는 모바일 퍼스트, 시장 특성은 제각각

현재 페이스북은 동남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SNS 업체다. 동남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SNS 1위가 페이스북이고, 2위는 페이스북이 인수한 사진 공유 서비스 '인스타그램'이다.

니어리 부사장은 "동남아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퍼스트(mobile first)라는 점"이라며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처음 이용하고, 계속 이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페이스북 이용자의 94%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나머지 국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동남아를 다 같은 시장으로 묶어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지역별로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종교·언어 등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동남아 최대 국가인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교도가 80%인 반면 태국은 불교, 필리핀은 기독교가 대세다. 생활수준도 제각각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로 꼽히는 싱가포르부터 저개발국인 미얀마, 라오스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는 "이곳은 지역별로 같은 서비스라도 다르게 활용한다"고 말했다. 필리핀·태국·말레이시아에서는 뉴스·게임·제품·브랜드 등을 검색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인도네시아·싱가포르 사용자들은 기업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접속해 정보를 얻으려는 비율이 높다. 싱가포르 사용자의 67%가 친구 근황을 보는 대신 페이지에 접속하기 위해 페이스북을 이용한다. 또 인도네시아의 경우 사용자들의 평균 친구 숫자가 1000명을 훌쩍 넘어간다. 잘 모르는 사이라도 일단 친구를 맺고 본다는 것이다. 니어리 부사장은 "이런 특성을 미리 파악하지 못하고 한국이나 미국에서 하는 것처럼 동일한 서비스를 이끌고 가다간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환경에서 테스트 가능

특성이 다양한 만큼 기회도 많다. 니어리 부사장은 "O2O(온라인·오프라인 결합)처럼 사용자의 불편을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인 사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다 보니 차량 공유, 배달 같은 서비스에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도 사진을 올리고 공유하는 게 아니라 물건을 판매하는 통로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직 상거래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다 보니 SNS를 다르게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동남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한 페이스북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타깃 마케팅을 하거나 신규 서비스를 알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남아 모바일 시장은 급팽창 직전의 상황이라는 겁니다. 현지 진출을 고려 중이라면 빨리 와야 해요. 준비보다는 우선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것이 낫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