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사 퀄컴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와 특허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퀄컴은 무선통신 기술 분야의 선두 기업이다. 3세대 통신은 물론 4세대(LTE) 기술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대부분 퀄컴의 특허권을 사야한다.

퀄컴은 이번 계약으로 화웨이와 TCL, ZTE 등에 이어 중국 내 5대 휴대기기 제조사 가운데 4곳과 특허권 계약을 맺었다. 퀄컴은 지난달까지 레노버와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의 영업이익에서 특허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다. 또 이익의 절반은 중국 업체들에 기대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특허권 사용료로만 66억달러의 이익을 냈다. 반도체 제조 사업으로는 38억달러를 벌었다. 이날 미국 증시에서 퀄컴의 주가는 전날보다 5.17% 올랐다.

샤오미의 홍미2 스마트폰.

이번 계약으로 샤오미 스마트폰의 단가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퀄컴은 자사 칩을 쓰면 별도 비용없이 자사의 통신 특허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샤오미가 스마트폰 단가를 낮게 유지하는 방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중국 규제당국 등이 퀄컴의 독과점적인 지위를 문제삼아 과징금을 부과하자, 퀄컴은 특허료를 받는 쪽으로 정책을 바꿨다.

업계는 대신 샤오미가 특허계약을 통해 해외 선진 시장 진출도 노릴 수 있게됐다고 봤다. 샤오미는 그간 특허 사용료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대규모 소송을 우려해 미국 등 선진 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이런 이유에서 샤오미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지 못할 것으로 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