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동수 사장과 함께 출장을 다녀왔는데, 업무를 장악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능력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삼성SDS에서도 아직 할 일이 많은데,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에서 전 사장님을 모셔갔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동수(사진·57 )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이 3년 만에 친정인 삼성전자에 복귀했다. 1일 삼성그룹 인사에서 전 사장은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산하 의료기기 사업부장으로 발령났다. 삼성전자 대표이사 자리를 꿰찬 것도 아니고 반도체나 스마트폰과 같은 대형 부서를 맡은 것도 아니지만,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한번 '전동수 카드'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의료기기 사업부는 디지털 X레이, 자기공명영상장치(MRI), CT 등을 만들어 GE, 지멘스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보청기 등 생활 의료기기 사업에도 나섰고 인공심장박동기도 개발 중이지만, 매출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부만을 떼내 삼성메디슨과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취소하는 등 중장기 전략 수립에도 혼선을 빚었다.

전 사장이 특유의 추진력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해달라는 주문이 이번 인사에 담겨 있다는 해석이 많다. 전 사장은 그룹 내에서 ‘해결사’로 통한다. 메모리 집적도를 높이는 데 한계에 봉착하자, 세계 최초로 3차원 수직 구조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V낸드)를 개발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시장 판도와 경쟁 구도를 읽고 전략적으로 영업하는 데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 전 사장은 삼성SDS 대표이사로 부임한 후에는 삼성SNS와 삼성SDS를 합병시켰고 2014년에는 삼성SDS 상장을 진두지휘했다. 삼성SDS 상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오너 일가들이 경영권 강화에 필요한 실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전 사장을 내세워 스마트폰과 의료기기를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헬스케어(건강관리) 사업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 사장이 지난 3년 간 삼성SDS을 맡으며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사업에 대한 공부도 많이 했다.

전 사장은 1983년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제품개발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반도체 기술개발과 관련한 요직을 거치고 2010년 12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업부장(사장), 2013년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