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이 국내에선 29일 첫발을 뗀 것과 달리 해외에선 이미 20년 전부터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이 결합된 신산업)의 한 분야로 도입됐다. 사업 초기엔 수익모델 부재(不在)와 과도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영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금융회사에 인수·합병된 곳들이 많았다. 하지만 살아남은 인터넷은행들은 낮은 수수료와 높은 이율, 편의성을 바탕으로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개인 자금을 흡수해 나가고 있다.

일본 인터넷은행들은 지난 2000년 설립 이후 연평균 32%의 고속 성장을 구가해왔다. 지난해 예금 잔고가 10조9700억엔으로 사상 처음 10조엔을 돌파했다. 점포와 종이통장이 없는 저비용 구조로 가격 혁신을 일으킨 것이 일본 인터넷은행의 성공 요인이다. 주력 상품은 고금리 예금이었다. 지난 10월 기준 일반 시중은행의 1년짜리 예금 금리는 연 0.025%이지만, 인터넷은행 금리는 연 0.09~0.2%로 일반 은행의 최대 8배다.

출범 7년 만에 고객 30만명을 모은 독일의 피도르 은행은 '1분 안에 대출해준다'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다. 199유로를 6개월간 대출해주는 '이머전시론'의 경우, 대출 절차가 60초 안에 끝난다. 프랑스의 헬로뱅크는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모바일기기에서 모든 은행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해 편의성을 높였다. 미국의 찰스 슈왑 은행은 개인 투자성향에 따라 자동화된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특화해 위상을 확고히 한 사례다. 중국도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IT(정보기술) 업체들이 스마트폰 전용 인터넷은행을 운영하고 있고, 중국의 최대 검색포털 사이트인 바이두 역시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