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체들이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에 맞서 벌이는 '맞불 세일'이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해외 직구(直購)와 가격이 비슷하거나 일부는 저렴한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선 애플 맥북 13.3인치형을 110만원에 팔고 있다. 이는 미국 아마존 판매 가격(999달러·약 115만원)보다 더 싸다. 애플 워치(42㎜·44만9000원)도 아마존(46만7000원)보다 2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롯데백화점은 200억원 물량의 '노(No) 마진 상품전'을 다음 달 6일까지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수입 가구 브랜드 '거스'의 '엣우드 3인 소파'를 314만원에, 의자 브랜드 '바리에르'의 '바이러블 의자'를 71만원에 파는데 아마존 판매가와 별 차이가 없다. 영국 브랜드인 '베그' 캐시미어 머플러(38만9000원)나 '덴츠' 장갑(39만8000원)은 관세·부가세를 포함한 해외 직구 가격보다 20~30% 정도 더 저렴하다.

美는 블랙 프라이데이 - 미국에서 연중 최대 세일 행사인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지난 28일(현지 시각) 뉴욕시내 퀸즈의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LG전자 TV를 사고 있다.

다음 달 9일까지 할인전을 벌이는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 매장 '트레이더스'에선 캐나다구스 패딩 점퍼의 국내 판매 가격(89만8000원)과 해외 가격과의 격차가 3만~9만원 정도이다. 포트메리온 사각 디너 세트(12만9800원)는 해외 가격보다 8만원 정도 싸다.

온라인 쇼핑몰도 국내외 상품을 직접 대량 확보해 '직구' 수준의 가격으로 내놓고 있다. 옥션은 가전·주방기구·패션·화장품 등을 68%까지 할인하는 '블랙 에브리데이' 기획전을 30일까지 연다.

삼성 커브드TV 55인치형(55JU670)을 기존가(229만원)에서 80만원 할인된 149만원에 무료 배송까지 해준다. 이 모델의 아마존 가격(170만원)보다 값이 싸고 배달·주문·애프터서비스(AS) 등이 모두 편리하다. 현대H몰은 30일~12월 3일 '투미' 백팩인 '알파 브라보 몬터레이 슬링'을 아마존(31만원대)보다 저렴한 21만원대로 판매하는 등 20여개 잡화 브랜드를 최고 60% 할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송비와 관세·부가세를 포함한 해외 직구 가격이 국내 가격과 10~20% 정도 차이라면 배송이 오래 걸리고 AS가 불편한 직구를 굳이 이용할 이유가 없다"며 "국내에 없는 제품이거나 가격이 40~50% 이상 격차 날 때에만 직구의 효용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