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실적 떨어지는데…"
유업계가 끊이지 않는 내우 외환으로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우유 소비가 줄어 실적은 악화되고 있고, 남아 도는 우유를 처리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뇌물 사건, 상표권 소송으로 뒤숭숭하다. 전문 경영인이 몰래 동종 회사를 운영하다 들통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우유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2015년 상반기 신용 사업부 매출(246억원)을 합쳐 매출 833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8546억원) 보다 2.4% 줄었다.

영업이익은 작년 상반기(333억원) 보다 84.5%나 줄었다. 당기순 이익은 184억원 적자였다. ‘어닝 쇼크’ 수준이었다.

일동후디스는 최근 조상균 사장이 일동후디스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부터 유사 업종의 회사 에스엔케이비즈를 운영하는 등 두 집 살림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금기 회장은 한 때 조 사장의 퇴임 문제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엔케이비즈는 2008년 설립됐다. 두유·건강기능식품·커피·음료 등을 생산하다 2015년부터 휴업 중이다. 일동후디스와 비슷한 제품군을 생산, 판매하는 경쟁 기업이다.

조 사장은 에스엔케이비즈 설립했고, 현재까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2014년 1월 일동후디스 사장에 취임하고 네 달이 지난 5월 에스엔케이비즈 본사를 이전했지만 여전히 대표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2015년 1월 21일부터 현재까지 휴업 중이나 언제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다.

조 사장은 2008년 4월까지 두유 제조사인 한미FT 대표였다. 업계에는 “한미FT 대표로 재직할 당시에도 자기 회사 설립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음료 회사를 설립해 전문 제조사에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OEM) 방식으로 생산을 위탁해도 제품 레시피를 확정하려면 최소 5~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일동후디스 한 직원은 “조 사장이 입사할 때 자신의 회사를 정리했다고 해서 회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이 말을 믿었는데 입사 이후에도 회사를 운영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배 일동후디스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에스엔케이비즈가 올해 1월 이후 사실상 휴폐업상태로 조 사장은 현재 일동후디스 업무만에는 전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11월 13일에는 서울북부지검이 우유 포장재 제조기업에서 납품을 받는 대가로 수천만원의 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서울우유 임원 2명과 매일유업 차장과 과장을 구속기소했다.

금품을 제공한 H사는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동생인 김정석 전 매일유업 부회장이 한 때 지분 50%를 보유했던 회사다. 김 전 부회장이 2012년 1월 지분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65% 가량을 매일유업에서 올리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오너의 동생이 대주주로 있었던 회사라는 사실을 직원들이 모두 알고 있었을텐데 구매 담당 차장과 과장이 그런 회사에서 돈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져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제품 루카(왼쪽)와 카페루카코리아 로고.

남양유업은 커피믹스 상표 ‘루카(LOOKA)’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법원 1부는 11월 16일 카페루카코리아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낸 상표 등록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1999년 'Caffe LUCA'에 대한 상표 등록을 마친 카페루카코리아는 남양유업이 2013년 5월 ‘루카’ 커피 브랜드 상표를 등록하자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을 청구했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남양유업은 공들여 키운 커피 브랜드 루카를 버려야 한다. 빠르면 이달 말쯤 루카를 대체할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전반적으로 우유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데, 우유 업계 대표 주자들이 이런 저런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올 해는 우유업계들에게 어려웠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