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과 만혼(晩婚)이 심화되면서 노년이 돼서도 어쩔 수 없이 캥거루족 자녀를 끌어안고 사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캥거루족 자녀와 사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사회조사'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사는 60대 이상 인구 중 34.2%가 '자녀의 독립 생활이 불가능해서' 같이 산다고 응답했다. '본인의 독립 생활이 불가능해서'라는 응답은 29.3%였다. 두 문항의 응답이 역전된 것은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09년엔 '본인 때문'이 35.4%, '자녀 때문'이 24.8%였다.

특히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캥거루족 자녀와 사는 비율이 높았다. 부모가 '초졸 이하'일 때는 자녀의 자립 능력 부족 때문에 동거하는 비율이 26.5%인 데 비해 대졸 이상일 때는 그 비율이 45.8%에 달했다.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을수록 자녀가 부모에게 더 의존하려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은퇴 직후인 60~64세 연령층에서는 독립 못 한 자녀와 함께 사는 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 연령층에서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은 2009년 38.4%에서 올해 41.6%로 늘었고, 그 이유가 자녀의 독립 능력 부족 때문인 경우는 30.6%에서 45.1%로 급증했다. 고령층의 생활비 조달 방법은 '본인 또는 배우자'가 60%에서 67%로 늘고, '자녀 또는 친척 지원'은 31%에서 23%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