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 전문가 10명 중에 5명은 내년에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주식을 첫손가락에 꼽았다. 부동산은 집값 하락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와 보합 이상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맞섰다. 세계 경기가 침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해 원자재 투자는 당분간은 시야가 흐릴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나 홀로 회복세를 감안하면, 달러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전망했다. 다음 달 4일과 5일 서울 대치동 SETEC(무역전시장)에서 조선일보가 개최하는 '2016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 참여하는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 20곳의 자산관리전문가(PB) 200명에게 2016년 재테크 기상도를 설문 조사했다.

내년에 주식이 가장 유망

전문가들은 '내년에 가장 유망한 투자처는?'이라는 질문에 절반 가까운 47%가 주식을 지목했다. 심창섭 KB투자증권 과장은 "중국·유럽·일본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지속되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상태라 불확실성이 해소돼 내년 주식시장에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로 높은 지지를 받은 재테크 수단은 달러였다. 29%가 파리 테러 이후 글로벌 경제에 불안감이 지속하고 안전자산인 달러에 글로벌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측하면서 달러를 재테크 수단으로 추천했다. 내년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달러당 1200원 이상이라는 응답이 45%에 달했다. 이 가운데 1200~1250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29%로 가장 높았다. 재테크 유망주 3위는 원유 등 원자재로 12%의 지지를 받았다. 부동산은 4위(8%)로 처졌다.

부동산은 집값 하락 우려가 여전했다. 3년 뒤인 2018년 수도권 아파트 평균가격이 현재에 비해 어떨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33%는 상승, 22%는 보합이라고 답했지만, 45%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화생명 이덕수 매니저는 "올해부터 쏟아지는 사상 최대의 분양 물량이 3년 뒤 입주 시점엔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에는 신도시 분양 아파트보다는 서울·수도권의 재건축 아파트(53%)와 상가(18%)가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바이오·전기차 주식이 가장 빛나는 샛별 된다

내년도 유망 주식으로는 65%가 바이오·제약을 뽑았다. 자동차(10%), 금융(9%)이 뒤를 이었다. 한국투자증권 전윤경 차장은 "최근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로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은 성장 산업으로 안착했다"며 "전 세계 주요국의 친환경 정책 기조로 전기차 보급률이 2020년까지 10배 확대됨에 따라 전기차 관련 종목도 강력 추천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주식시장도 속 시원한 상한가 행진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전문가의51%가 내년 코스피 증시가 1800~2000대의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 투자가 더 유망하다는 대답도 많았다. 미국 등 선진국 주식(49%)과 중국 주식(30%)이 동남아 등 신흥국 주식(7%), 원자재(7%), 선진국 부동산(6%)보다 전망이 밝다고 대답했다.

윤정임 신한은행 PB는 "위안화의 SDR(국제통화기금의 특별인출권) 편입과 중국과 유럽을 잇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에 따라 관련 중국 기업 종목이 유망하다"며 "유럽 수출 기업들은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유로화 약세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리 오른다, 정기예금은 만기 단축해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인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오는 12월(59%)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내년 1분기(31%)라는 답변을 앞섰다. 61%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미국을 따라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고, 최초 인상 시기로 3분기(19%)나 2분기(18%)를 유력하게 꼽았다. 기준 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도 오를 것을 감안해 은행 정기예금 만기를 6개월(33%) 또는 3개월(25%)로 짧게 유지하고, 현금을 수시 입출금계좌 같은 단기 상품에 보유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적절한 투자 상품을 선택하라는 조언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