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섭 팜패스 대표가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 창업보육센터에 있는 사무실에서 스마트폰용 농장 관리 앱을 보여주고 있다.

"농업의 높은 부가 가치를 알리고 농업 생태계가 선순환되도록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부설 기관인 'K-ICT 창업멘토링센터'는 지난 2년간 보육한 29개 우수 스타트업(창업 초기 벤처)을 대상으로 최근 '2015년 사이버 데모데이'를 개최했다. 벤처캐피털과 일반 투자자 등 1000여명을 상대로 자신의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는 형태였다. 여기에서 최우수팀으로 선정된 농업 전문 스타트업 '팜패스'의 장유섭(47) 대표는 "IT(정보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농민들이 쓰도록 쉽고 단순하게 만들면서도 필요한 기능은 반드시 구현한 것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팜패스는 스마트폰 앱으로 농산물 출하 시기와 출하량, 가격, 납품처 등을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비닐하우스의 온도와 습도, 조명 등을 원격으로 조절하는 터치형 제어기도 공급한다. 재배 환경 정보와 판매금, 생산량 등 여러 정보를 연결해 어떤 환경에서 재배된 제품이 얼마만큼의 생산량과 소득 증대를 가져왔는지 산출할 수 있다. 장 대표는 "그동안 농민들이 손으로 종이에 쓰기만 해서 체계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말했다.

IT회사에서 시스템 개발 업무를 하던 장유섭 대표는 2005년 충남 부여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친구로부터 "토마토 조합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는 70대 이상 농민들도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여기에 힘을 얻은 장 대표는 "농업 부문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을 해보자"는 생각에 부여에 컨테이너 사무실을 얻어 6년 동안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그는 2011년 회사를 창업한 뒤 끊임없는 보완과 현장 시험을 거쳐 올해부터 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재 400여 농가에 판매해 2억원 매출을 올렸다.

"궁극적으로는 이 같은 생산과 출하, 제품 정보 등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농산물을 재배했는지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농민과 소비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안전한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