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홍익대 인근에 있는 미스터블루 본사를 찾았다. 파란색과 초록색으로 꾸며진 회사 곳곳에 만화 캐릭터가 그려진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조승진(59) 미스터블루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에 세워진 만화 피규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책상 위에는 만화책 4~5권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평소에 만화책 몇 권을 읽는지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손에 잡히는 데로 많이 읽는 편”이라고 답했다. 지난 2002년 조 대표가 설립한 미스터블루는 22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1위 온라인 만화 전문 기업이다. 미스터블루는 23일 동부스팩2호와 합병을 통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만화 전문 기업 중에는 첫 상장이다.

19일 서울 마포구 미스터블루 본사에서 만난 조승진 대표는 “미스터블루의 최대 강점은 만화 제작부터 도서 출판, 온라인 유통, 온라인 서비스까지 만화 사업에 필요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스터블루를 창업하기 전까지 조 대표는 삼성중공업에서 12년간 근무한 ‘삼성맨’이었다. “창업을 꼭 해보고 싶었다”던 그는 1994년 시스템통합(SI) 회사인 에이프로시스템을 설립했지만, 외환위기 당시 풍파를 견디지 못하고 2002년에 문을 닫았다.

첫 사업을 접은 2000년대 초반은 ‘IT 버블’이 절정을 이루던 때였다. 조 대표는 책으로만 보던 만화를 온라인으로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 미스터블루를 시작했다. 미스터블루는 14년간 만화 콘텐츠 기획·제작·출판·유통까지 총괄하는 만화 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 대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만화에 이어 탄탄한 웹툰 콘텐츠까지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며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미스터블루는 기획·제작·출판한 만화책을 온라인 형태로 변환한 후 ‘미스터블루’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용으로 만든 콘텐츠는 다시 만화책으로 만들어 판매한다. 회사는 만화 콘텐츠를 다시 네이버, 다음, 구글 등 주요 포털 15개사에 공급한다.

자체 플랫폼인 웹사이트와 앱을 활용한 소비자 대상(B2C) 사업은 회사 연간 매출의 60%, 오프라인 만화책 매출은 12%를 차지한다. 나머지 매출은 기업 대상(B2B) 사업에서 나온다.

조승진 미스터블루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한쪽 벽면에 세워진 만화 피규어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승진 대표는 “미스터블루의 최대 강점은 만화 제작부터 도서 출판, 온라인 유통, 온라인 서비스까지 만화 사업에 필요한 시스템을 수직 계열화를 통해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국내 만화 출판사는 생산과 유통은 하지만 직접 고객에게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는 반면, 포털은 서비스는 하는데 직접 콘텐츠를 만들지 못한다. 미스터블루는 만화 콘텐츠의 제작부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저작권 수도 만화 기업 중 가장 많다. 조 대표는 “콘텐츠 사업의 미래는 저작권에 달려 있다는 걸 일찍 깨닫고 저작권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스터블루는 현재 5만권의 만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저작권 덕에 네이버 등 포털에 공급한 만화에서 올리는 수익의 70%를 미스터블루가 가져간다.

미스터블루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웹툰이다. 미스터블루는 지난 10월 웹툰 서비스를 선보였다. 조 대표는 “국내 웹툰 시장은 올해 4200억원에서 2018년1조원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라며 “웹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새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좋다. 조 대표는 “홍보 기간인 12월까지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 40개 웹툰 중 ‘치과는 무서워’라는 작품은 독자 리뷰수가 1300개가 넘는다”며 “내년 1월부터 웹툰 서비스를 유료 전환하는데, 리뷰수가 유료 결제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웹툰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포털과 경쟁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조 대표는 “작품만 좋으면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며 “다만 신규 고객들이 결제하기까지 진입 장벽이 있는데 이 장벽을 낮추는 게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해결하려면 작품의 재미를 높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미스터블루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웹툰 작가를 키우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만들어 예비 웹툰 작가들에게 시나리오, 그림체 등을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약 40여개 작품을 만들었으며, 연말까지 60여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 대표는 “다음달에는 국내 대학과 업무협약(MOU)를 맺고 웹툰 연구소를 설립한다”며 “국내 대학의 만화·애니메이션 학과와 협력해 웹툰 작가 양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인기 있는 웹툰 콘텐츠를 애니메이션과 웹드라마로 제작할 계획이다. 관련 콘텐츠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수출해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미스터블루는 웹툰 콘텐츠의 2차 수익 구조 개발과 동영상 콘텐츠의 해외 유통 역량 확보, 웹툰 작가들의 로열티 제고 등에 신경쓰겠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앞으로 주요 영화제나 게임쇼에도 적극 참여해 작품을 홍보할 생각”이라며 “미스터블루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만화 카페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실적은 지난 3년간 연평균 27.4% 성장했다. 미스터블루는 지난해 137억35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5억4400만원, 29억6900만원을 달성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74억원, 내년 목표는 212억원인데, 이는 신규 사업인 웹툰 매출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조 대표는 “2020년이면 만화와 웹툰 시장을 합해 2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며 “미스터블루의 시장 점유율이 5%를 차지한다는 가정 하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합병상장을 통해 미스터블루는 약 121억50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자금은 웹툰 개발과 저작권 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액면가: 500원

◆자본금: 15억원

◆주요 주주: 조승진(60.58%), KB12-1벤처조합(4.38%), 최진아(3.79%). 오퍼스프라이빗에퀴티(2.1%)

◆상장 후 유통 가능 물량: 2266만594주의 25.09%인 568만6440주

◆주관사(동부증권)가 보는 투자 위험:

미스터블루는 웹툰 시장 진출을 위한 작가 인큐베이팅(교육)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월 서울 마포구 소재 사옥(토지 및 건물)을 취득하면서, 부채비율이 2014년말 20.88%에서 60.97%로 증가했음.

자체 플랫폼인 미스터블루 웹사이트가 아닌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다른 플랫폼에서 나오는 매출의 경우, 미스터블루 플랫폼 이용자를 분산시키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

미스터블루의 소비자 대상(B2C) 매출에서 정액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며, 이런 흐름이 개선되지 않으면 회사 이익이 악화할 위험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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