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0월 고용지표가 개선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2월 미국이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6일 미국 노동부는 10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1만1000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10월 미국의 실업률이 5.0%를 기록하며 지난 9월보다 0.1% 낮아졌다. 실업률은 200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임금상승률도 지난달보다 0.4% 상승했다. 200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임금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규 취업자가 늘고 실업률이 낮아지며 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한 국가의 경제 상황은 ‘고용지표’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고용지표란 실업률, 경제활동인구, 임금상승률, 신규 취업자 수 등을 나타낸 경제지표다. 이 지표를 통해 국가의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을 고치기 위한 경제 정책을 정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통계청이 매월 경제활동인구수, 취업자 수, 실업자 수 등을 조사해 발표한다. 이를 ‘경제활동인구조사’라고 부른다.

여러 고용지표 중에서 국가가 특히 중요하게 다루는 수치가 있다. 바로 ‘실업률’이다. 실업률은 실업자의 수를 경제 활동 인구로 나누고 100을 곱해 구한다. 수입이 있는 일을 하고 있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 직장을 구하고 있는 사람을 경제 활동 인구라고 한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일하기 원하는 사람들이 일자리를 가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경제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경제학자들이 일자리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일자리가 경제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국민 소득이 줄어들고 소비도 줄어 경기가 침체된다.

실업률이 높으면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문제다. 실업자가 많으면 그만큼 인적 자원이 효율적으로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업률이 낮다는 것은 기업이 새로운 생산 활동을 하더라도 투입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새롭게 사람을 구하기 위해선 임금을 더 줘야 한다. 이로 인해 기업의 생산 비용이 늘어나 물가가 올라간다. 따라서 실업률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정한 수준의 실업률이 유지되는 상태를 ‘완전 고용’ 상태라고 부른다. 완전 고용이란 실업률이 0%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학에서는 일할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일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으면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모두 일자리를 가진 상태를 뜻한다.

한 나라가 완전 고용 상태인지 판단하기 위해선 실업률 외에도 일자리 증가 속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 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그러나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작아지고 안정적으로 유지 될 때도 완전 고용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3~4%의 실업률을 완전 고용 상태라고 본다.

실업률 통계를 살펴 볼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 취업준비자와 취업포기자의 수는 실업률에 반영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15세이상 인구 중에서 취업준비자, 주부나 학생, 일을 할 수 없는 연로자, 심신장애자, 취업포기자 등을 ‘비경제활동인구’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취업준비자와 구직단념자는 실제로는 실업자이지만 실업률을 조사할 때 경제활동인구가 아니기 때문에 통계에 반영되지 않는다.

구직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일거리를 찾을 수 없어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취업학원에서 취업준비를 하는 경우에는 실업자에서 비경제활동인구로 바뀐다. 경제 불황으로 취업준비자들이 늘어나고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오히려 실업자수는 줄어들고 실업률이 오히려 낮아진다.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실업률과 통계로 발표되는 실업률이 다른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 20% 선에 육박했다. 미국 정부는 낮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경기부양책을 펼치며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10월 실업률이 5.0%까지 낮아지면서 미국은 현재를 완전 고용 상태라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오랫동안 지속했던 저금리 기조를 고금리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